박종관 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교수
아침 마다 느끼는 불쾌함 중 하나가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등에 서야함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직진해 버리거나, 조금은 미안한 듯 슬금슬금 직진해 버리는 노란 차들이다.
적지도 크지도 않지만 그 안에는 미래를 꿈꾸는 중, 고등학생들이 가득 차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신선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그들에게, 그들을 태우고 있는 차량은 불법을 해도 괜찮다는 그릇됨을 현장에서 교육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는 초·중·고등학생 할 것 없이 거의 모두가 어른에 대한 인사가 없다. 때로 얼굴을 마주하기가 민망해 먼저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 보지만 그들은 "저 아저씨 이상한 아저씨 아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주변과의 관계에는 관심조차 없는 부모들의 책임도 있지만, 이들에게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을 포함한 사회전체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노란 차'의 횡포는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어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교차로의 빨간 신호등은 무시해도 된다는 무의적인 개념을 넣어주고 있어, 이들이 수년 후 운전자가 되었을 때 빨간색 말고 또 다른 색을 달은 신호등이 있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노란 승합차(버스)'는 미국의 경우 학생들을 태우고 있어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차량이 아이들을 내리고 태우기 위하여 도로가에 서 있을 때는 어떠한 차도 지나갈 수 없고 반드시 서야하는 아주 커다란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과거 미국 연수시절 길가에 서있는 노란색 버스를 확인하지 못하고 지났다가 경찰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기억이 난다. 이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서만큼은 아주 엄격하다.
우리나라도 언제부터인가 '어린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붙인 '노란색 승합차'들이 학생들의 등하교를 맡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이 차량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교차로에서 차량이 보이지 않으면 마치 영업용 택시처럼(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빨간색 신호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웃기고 있네' 라는 식으로 직진을 해 버린다. 덩달아 주변에 있는 다른 승용차들도 똑 같이 따라서 빨간 신호등을 무시한 채 보란 듯이 질주를 한다.
조금은 빠를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 미래의 비전을 키우며 "오늘 하루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하는 학생들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고 있는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느낌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행동은 한창 옳고 그름을 배워 '정의'라는 양식의 살을 찌워야 할 그들의 가치판단에 악영향을 미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많은 운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도로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제발 부탁입니다. '노란 승합차' 만큼은 거리의 신호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이 되었고 사명감이 있는 운전자가 운전하도록 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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