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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동향조사 협조를 바라며

하태성 호남지방통계청 정읍사무소장

 

6∼70년대만 하더라도 농촌에서 소 한 마리면 자식을 대학까지 보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축은 한 집안에 커다란 재산적 가치를 지닌 존재였다. 어미 소가 새끼 한 마리만 낳아도 동네에서 "누구네는 어제 송아지 한 마리 낳았다는구만" 하는 말이 돌아 이웃들의 부러움을 사는 등,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농업이 주업이었던 시골의 든든한 일꾼 역할도 해냈다.

 

예전 농촌 마을에는 한 동네에 소나 돼지 등 가계에 도움이 될 만한 가축을 사육하는 농가가 그리 많지 않아 축종별 마릿수를 파악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넉넉하고 인정 많은 시골 인심 덕분에 농가에서도 통계를 위한 조사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 세월이 흘러 경제발전의 영향으로 가축 사육규모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져 가히 기업이라 할 정도로 많은 마릿수를 사육한다. 돼지는 몇 천두, 한우는 몇 백두 정도 사육하는 농가가 부쩍 늘어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통계청 직원이 직접 마릿수를 세어야 한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릴 만한 규모의 농가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국제화·개방화라는 기치아래 국제무역 환경으로 들어서면서 국내에서만 국한되던 상품의 유통과 소비가 국가 간 FTA 확대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각종 수입 농·축산물이 물밀듯 들어와 무한 경쟁체제에 접어들게 되었다. 사료비 및 인건비, 각종 자재비의 상승으로 경쟁력이 약해진 국내 축산업 여건으로 인해 농가에서는 점차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사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이렇듯 열악한 국내외 여건으로 인하여 가축 사육농가에서는 점점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이는 곧 통계조사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축산농가 스스로 경영구조 및 시설 개선을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계청에서는 전국적으로 분기별로 연 4회 가축동향조사를 실시한다. 한·육우, 젖소, 돼지, 닭, 오리 등 6개 축종에 대한 사육규모별 가구수와 연령별·성별 마릿수를 파악하여 축산정책 및 가격안정대책 수립과 축산부문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축산 관련 통계의 활용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통계 생산자는 물론 이용자의 통계에 대한 상호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정확한 통계가 바로 시의적절한 정책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올바른 축산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분기별 가축동향조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조사대상 농가는 해당 지역의 축종별 마릿수를 대표한다. 마릿수 조사 시 축산 경영주는 한두 마리 차이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쉽게 답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각 농가는 지역별·축종별 표본으로 대표성을 띠기 때문에 정확한 응답이 있어야만 올바른 축산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성실하고 정확한 축산농가의 응답은 바로 축산인 자신을 위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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