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4대강과 새만금

▲ 심 현 섭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개발처장

유럽을 여행하다 강의 폭은 좁은데 수심이 유지되면서 배가 자유롭게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게다가 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멋진 건축물들을 보면 부럽기까지 했다. 오래전부터 댐과 보를 설치해 물을 가두고 유속을 느리게 하는 치수관리능력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다뉴브강 상류에는 59개의 댐과 16개의 보가 설치돼 있으며, 라인강 상류에도 11개의 보가 있다. 또 프랑스의 센강은 34개의 보, 영국 템스강에는 45개의 보가 설치돼 항상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이 높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물을 보존하기에 어려운 특성이 있다.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지만 대부분 그냥 흘러가 버린다. 자연호수가 거의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삼국시대부터 벽골제와 같은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저장하고 농업용수 등으로 이용해 왔지만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16개의 보를 설치하고 제방 등을 보강해 13억톤의 수자원을 확보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했다.

 

농어촌공사도 이 사업과 연계,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을 시행했다. 전국에 1만 7000여개의 저수지가 있는데 대부분 만들어진지 30년이 넘어 노후화됨으로써 저수용량이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우선 110개의 저수지를 선정, 둑 높이기 공사를 실시해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각종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를 해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가 물의 흐름을 차단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반면 해체 반대쪽은 보가 주는 수자원 확보나 재해 방지·수질개선 등의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한다. 그 예로 올 봄 104년 만의 가뭄이 닥쳤을 때 4대강 사업을 시행한 인근에서는 급수를 제한한 적이 없었고, 모내기 등 영농에 지장이 없었으며, 여름철 태풍과 집중 호우에도 예년에 비해 피해가 줄어 들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환경을 화두로 수많은 갈등을 겪은 '새만금'의 기억이 새롭다. 새만금은 90년대 말부터 2006년 3월 대법원의 판결이 있기까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사업이었다. 2차례에 걸쳐 사업이 중단됐고 찬반논쟁으로 국론이 분열됐다. 당시 환경단체는 방조제를 막으면 수년안에 환경재앙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지만 2006년 4월 방조제가 모두 연결된 지 6년이 지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북도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어렵사리 방조제는 완공됐지만 엄청난 국고 손실을 초래했다.

 

4대강이나 새만금 모두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사업의 규모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볼 때 어느 정도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두가지 사업 모두 지금 바로 성과를 내놓으라고 하는 건 그야말로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지금은 계획하고 보완하면서 사업을 완성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4대강도 소모적인 갈등으로 국고가 낭비되고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새만금을 교훈으로 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전북도, 산업 맞춤 인재 키워 고용위기 넘는다

정치일반분산된 전북 환경정책…통합 기후·에너지 지원조직 필요성 제기

전주전주시, 생활밀착형 인프라 강화한다

기획[2025년 하반기 전주시의회 의정 결산]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경제일반[주간 증시 전망]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기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