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림 상아유치원장
십년도 더 전의 일이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발표회를 갔다. 강당에서 초등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것을 발표하고 있었다. 어떤 초등학생은 피아노를, 어떤 학생은 바이올린을 연주하였다. 어떤 아이는 춤을 추기도 했다. 한 학생, 한 학생이 자기가 배운 것을 발표하는 것을 보며 필자는 눈물이 났다. 감동했다. '아, 우리 부모들이 자녀를 저렇게 열심히 가르쳐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추고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생겼구나. 부모의 정성이 대단하다. 우리 부모들이 저렇게 열심히 가르치니 오늘날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끼게 되었구나.'
사교육 열풍이 사회문제화 되는 것은 사교육이 우리 자녀를 혹사시킨다는 것과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점에서다. 다른 집 자녀들 다 하는데 우리집 아이만 학원을 안 보낼 수도 없고, 그러니 없는 생활비 아껴서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가정살림은 점점 쪼들리고 여유가 없어진다. 또 거금을 내고 족집게 과외를 하면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분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자. 정말 필요한 교육이면 정규 학교에서 학생에게 가르치지 않겠는가. 사교육은 언제 효과가 있는가. 우리의 자녀가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언제인가. 단순화 시켜서, 어렸을 때인가 성년이 되었을 때인가.
성년이 된 우리의 자녀가 사교육이 필요하다면 성년의 판단이므로 정말 필요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자녀가 어린 유아라면, 그 유아에게 사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는지 그 여부는 부모가 결정하게 된다. 초등학생, 중학생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사교육 열풍은 부모의 문제가 된다. 다시 한번 가만히 생각해보자. 초등학교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우리나라 정규 초등학교에서 제공하지 못하는가. 중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우리나라 정규 중고등학교가 제공하지 못하는가. 현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집에 몇 시에 오는가.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 정도는 성취했다고 믿는다. 사교육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부모님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자녀를 가르칠 것인가. 정말 어려운 문제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