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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교과서 역사전쟁' 끝나는가

▲ 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는 수년간에 걸쳐 내부적으로 역사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올해 교학사가 청소년들에게 학교에서 가르칠 새로운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었고, 8월 30일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검정 심의를 통해 통과시켰다. 교학사의 교과서는 금성출판사 등 기존의 7종 교과서가 노골적인 자학적이고 좌편향적 역사서술이 심각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이런 문제점들을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시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술된 것으로서 가급적이면 객관적으로 기술하려 했던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와는 다른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국가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문에서 차별성이 돋보인다. 그러기에 자유민주주의가 온전하게 실현하기 위한 민주화 과정 등에 대해 다른 입장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또한 이번 교학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역사의 공과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서술하였으며, 자기 나라의 역사를 무턱대고 폄하하도록 했던 기존의 교과서를 시정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하겠다.

 

올바른 역사교육의 목적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존재이유를 깨닫고 애국심과 긍지를 가지도록 하여 기꺼이 나라를 지키고 나라에 기여할 훌륭한 시민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세계의 어느 나라가 자기 나라의 역사를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있는가? 대한민국이 문제투성이 국가라면 시민들이 구태여 목숨을 걸고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사파 잔존세력의 핵심인물인 이석기 같은 인물이 국회에 진출하여 R.O를 조직하게 된 것도 잘못된 역사교육의 산물로서 역사가들이 일정부문 교육적 책임을 져야할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교과서 내용이 정확하게 공개되기도 전에, 추측에 근거하여 무차별적으로 매도공격하고 심지어 협박과 불매운동까지 가는 파동이 있었고, 이에 그치지 않고 검정 심의 통과이후에도 9월 12일에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출간에 맹렬히 반대하는 급조된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 무효화 국민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의 성명서가 나왔다. 불만의 요지는 1945년 해방이후 역대정부에 대한 기술에서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부정·단죄하지 않고 그들의 긍정적 역할도 기술한 점에 대한 불만이었다.

 

또 다른 불만은 해방이후 제주4·3사태나 4·19혁명, 5·18광주항쟁 그리고 6월 민중항쟁 등 정부의 공권력에 대항하여 저항하거나 무장봉기를 일으킨 사건들에 대해 기존의 7종 교과서에서 나타난 것처럼 크게 지면을 할애하여 높이 찬양하지 않고 너무 간략하게 서술한 것이었다. 단정을 결단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초대정부는 '친일'의 딱지를, 5·16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산업화에 기여한 박정희 정부와 10·26사태와 5·18광주사태의 후유증 속에서 집권하여 산업화를 마무리한 5-6공의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게는 '군사정변' 등의 구실로 정통성 부재의 딱지를 붙인 학자들이나 시민단체들은 그들의 공적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근저에 깊이 깔려있다. 해방전 일제에 대항한 좌우익의 자주독립운동과 해방이후 장기집권에 염증을 느끼고 독재정권투쟁에 참여한 민중들의 항쟁과 그들의 지지로 수립된 정부(장면 정부, 김대중-노무현 정부)만이 정통성이 있다는 역사인식이 근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의 연속성을 부정하면서 민중민주항쟁만이 가장 고결한 덕목의 가치로 여기는 것으로서 매우 위험한 역사인식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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