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사회구성원들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부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장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를 조성하려면 융합, 조화, 충돌에 의한 대안을 찾아 가야 한다. 다문화, 다민족 국가의 대표 격인 미국은 이민자들이 미국의 가치와 규범을 수용하여 동화되기를 바라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문화의 흐름 속에서 피해갈 수 없는 다문화 사회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한 방법은 우리의 소중한 전통을 기반으로 다문화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문화 속에서 불화 요인은 언어 장애, 인종 차별, 성 차별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언어 장애와 서로 다른 생활문화에서 오는 이질감이다. 상대방의 언어와 생활문화를 무시하는 태도는 상대방의 모든 것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문화적 동질의식을 가질 때 더 가까워지는 경향이 있다. 단일문화에서 자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다중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힘들어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제결혼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의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대개 의식주 해결 수단으로 주한 미군들과 동거하거나 결혼했다. 피부색과 체형이 다른 2세들이 생산되고 성장했다. 2000년 전후부터는 한국의 농촌총각과 동남아 여성의 국제결혼이 주류를 이뤘고,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6년 7월 출간된 월간지 ‘서울’에 따르면 2020년에는 20세 미만의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은 혼혈아이고, 열 가구 중에 한 가구는 다문화 가정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면서 결혼이주여성과 2세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부각됐고,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3년경부터 ‘다문화 가정’이란 신조어가 나왔다. 이제 다문화가정 2세들을 호칭할 때 ‘혼혈아’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인종차별성 등을 이유로 폐기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자스민(36)씨는 필리핀 출신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의과계열 대학에서 공부한 지성인이다. 1994년 미스 필리핀에 참가해 예선에서 입상한 경험도 있다. 항해사 이동호 씨와 1995년에 결혼하여 두 아이를 두었다. 하지만 그는 낮선 이국땅에서 살며 외국인에 대한 과도한 궁금증과 조소하고 무시하는 듯한 말과 행동 등을 자주 느끼곤 했다고 한다. 한국 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에 대해 어떤 교수는 “10년 후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이 사회의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엄연한 한국인이고,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기둥이다. 한국의 미래를 원한다면 다문화가정과 그 자녀들에 대한 시대착오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개념 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는 말자. 그것이 선진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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