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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탄탄해야…진지한 마음가짐 중요"

박남재 화백 인터뷰 / 화가는 물감의 색이 아니라 그림의 색이 나야 한다 / 처음에는 어둡게 / 차츰 아름다운 색을 찾는다

미수(米壽, 88세)를 바라보는 박남재 화백(85)의 열정적인 창작력은 꾸준함과 진지함이었다.

 

그는 “집념이 강한 성격이라 뭐든지 하면 끝장을 본다”면서 “살면서 두 가지를 얻었는데 농구선수를 하면서 뭐든지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미련하도록 단계를 밟아가는 게 위대함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붓을 든 상태에서 죽고 싶다”는 그는 “우리나라 일부 대가는 나이가 들면서 그림이 나빠지는데 기초를 탄탄히 하지 않아서다”며 “진지하고 성실하게 꾸준한 노력으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얻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찾은 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는 이젤의 촉촉한 물감과 함께 그리다만 캔버스의 매화밭이 있었다. 한 켠에는 이번 개인전을 앞두고 출품하는 그림이 정성스럽게 포장돼 세상에 나갈 채비를 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깨어있는 시간을 작업에 할애한다는 박 화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을 강조했다.

 

그는 “재주를 타고난 사람은 재주만 부리다 끝내 좋은 예술가가 못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림은 절대 기술이 아니며, 진실된 친구가 오래 가듯이 진지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일을 많이 해 본 사람과 초보인 사람에게 똑같이 밭일을 시키면 능숙한 사람은 먼저 하고 쉬겠지만, 서투른 사람은 땀만 뻘뻘 흘리고 진척이 잘 안 된다”면서 “주인은 전자에게는 감탄을, 후자는 한심스러우면서도 동점심이 생겨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검은 빛이 감도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는 “화가는 물감의 색이 아니라 그림의 색이 나야 한다”며 “처음에는 어둡게 그리고 차츰 이를 빼내 아름다운 색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러 스타일을 바꾸기보다는 그려 왔던 그림을 추척하면서 변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풍경화가 전문인 그는 인물화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모델을 구하기가 어려워 풍경화 위주 작품 활동을 했다”면서도 “인물화는 모델을 이용해 화가를 표현하는 것이고 풍경은 자기 주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고 정의했다.

 

아울러 그는 “지역에 좀더 많은 문화 공간과 예술인의 작품을 내놓는 전시관이 마련돼 전주가 문화의 도시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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