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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돌 비우고 다듬어 생명 불어넣다

서학아트스페이스 장을봉 조각전…31일까지

 

유구한 세월의 축약인 돌은 그에 담긴 시간만큼 인내와 사유를 요구한다. 단단한 물성에 비물성의 의미를 새기는 일은 무생물에 예술이라는 생명을 불어넣는다. 장을봉 조각가는 10여년간 오석(烏石)에 천착하며 자연과 시간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탐구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서학아트스페이스는 오는 31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에 있는 갤러리에서 장을봉(사진) 조각전을 연다.

 

작가는 충남 보령에서 채굴된 퇴적암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선택한 오석은 마그마가 급격히 식으면서 굳어진 화산암이다. 검지만 특유의 광택과 조개 껍데기 모양의 단면이 고유한 물성을 나타낸다. 그는 오랜 시간 켜켜이 이야기가 쌓여있는 물질의 무게를 덜어내며 회화적 질감을 더했다.

 

그가 ‘work(워크)’라 이름 붙인 일련의 작업은 그릇 모양의 돌이다. 대지가 걸어온 시간을 함축한 오석의 속을 비우고 다듬었다.

그는 “무겁고 단단하고 거친 돌의 물성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새로운 존재로 환기시켰다”며 “남겨진 돌은 존재와 여백, 생명과 사물의 존엄을 생각케 한다”고 설명했다.

 

장을봉 작가는 충북 단양 출신으로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99년 제24회 충북미술대전 대상과 2011년 충북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서울조각회, 낙우조각회, 제미회, 남한강전, 단양미술협회 회원과 충북미술협회 정책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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