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 '한국의 美, 떡살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전 / 6월 1일까지…도자기 떡살 등 100여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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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자꽃무늬 떡살 | ||
한 변이 4㎝ 미만인 정육면체 도자기의 각 면에는 복을 기원하고 장수를 비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다른 면에는 꽃잎과 줄무늬를 넣어 쓰임에 조형미를 더했다. ‘녹갈유(綠褐釉) 꽃·기하·수 복자문 다면떡살’이라는 긴 이름의 주사위는 우리네 음식문화를 압축했다. 한 입에 들어가는 떡 하나에도 전통 문양과 기복의 염원을 찍은 섬세함과 소박함이 묻어났다.
은은한 비취빛이 도는 ‘백자 꽃문 떡살’은 복(福) 자를 가운데에 두고 주변을 꽃잎으로 둘러 새겼다. 이 작품은 여주군 백내면 오금리라는 주소가 적혀 있어 ‘made in(메이드 인, ~에서 만들어진)’ 표시로 출신까지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앙증맞은 도장 모양의 떡손, 촘촘히 꽃 모양을 아로새긴 ‘녹갈유 꽃문 양면떡살’ 등 떡의 종류 만큼 다양한 문양이 선보였다.
전주역사박물관이 올해 음식문화 특별전으로 ‘한국의 미美, 떡살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전시를 오는 6월1일까지 연다. 전시는 관동대박물관의 도자기 떡살 65점, 대구가톨릭대박물관의 목재 떡살 25점, 시민 소장 떡살 10점 등 모두 100여점의 떡살과 떡손으로 구성했다.
이번 특별전은 사소한 생활용품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통문화와 떡살을 통해 선조의 격조 있던 식생활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는 문자, 자연, 식물, 동물, 기하 등 무늬의 종류에 따라 모두 8개 부문으로 나눠 구성했다. 떡살에 담긴 문양을 통해 그 시대의 욕망과 생활상을 엿보는 한편 다양한 떡살문양을 찍어보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는 체험장도 보태졌다.
가문마다 문양이 달랐던 떡살은 혼례용 떡의 경우 다산과 축복의 뜻으로 모란·국화·연꽃·길상 무늬를, 회갑용으로 장수의 의미를 담아 백일홍·나비·박쥐·국수·빗살 문양 등을 사용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제사용은 윤회사상을 나타내고 자손의 번성을 위한 기원으로 수레차·물고기눈·천상·별자리·만자·연꽃 등의 무늬를 사용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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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갈유(綠褐釉) 꽃·기하·수 복자문 다면떡살 | ||
전시품 가운데 관동대박물관의 소장품인 자기 떡살은 1960년대 미국인 로버트 래스(Robert H.Rath)가 우리나라에서 경인에너지 고문으로 머물며 수집했다.
지난 2008년 그의 딸 폴 래스가 관동대에 기증하며 다시 국내에 들어왔다. 대부분 조선시대 관요(官窯)였던 경기도 광주와 여주 일대에서 19~20세기에 생산된 고품질의 떡살로 이뤄져 있다.
대구가톨릭대박물관은 목재 떡살 5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떡살 소장처로 이번 전시품은 보기 드문 문양과 특별한 의미가 담긴 것을 선정했다.
시민 공모를 통해 모은 떡살은 이야기가 있는 작품으로 시아버지가 시집오는 며느리에게, 혼수함에 혼서지와 함께 담아 내려준 떡살 등이 있다.
전시와 함께 특강도 마련됐다. 다음달 10일 오후 2시 역사박물관에서는 김길성 이계전통문양연구소 소장이 강사로 나서 떡살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려준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떡만들기 체험도 이뤄진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 관장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처럼 떡살은 문양으로 고명을 얹어 밋밋할 수 있는 떡에 미감과 식감을 돋우었다”며 “떡살은 소박하고 간결하지만 우리의 음식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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