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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얼굴, 시대상 고스란히 담다

전주 서신갤러리, 14일부터 '자화상전 15' / 미술학도·중견 192명 다양한 장르로 표현

 

실물을 포장하는 ‘셀카(셀프 카메라, 자가 촬영)’의 시대. 기계가 아니 화가의 손으로 그린 얼굴은 꾸밈이 아닌 자아 찾기다. 관객과 같은 사회에서 호흡하는 그들은 얼굴을 통해 자신과 동시대를 비춘다.

 

특히 자화상은 화가의 예술세계와 당시 사회를 반영한다.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가 파리 시절 그린 자화상은 모델을 구할 수 없는 가난이, 아를의 노란 집에서 귀를 자른 뒤 그린 자화상에는 불안과 고독이 자리한다. 조선시대 최고로 꼽히는 윤두서의 자화상에서는 부릅뜬 눈과 한 올 한 올 정성을 다해 쥐 털로 그린 수염에서 극사실주의가 읽힌다. 윤선도의 후손으로 서인의 집권시기 남인으로 살아야 했던 시대와의 불화도 담겼다.

 

자화상을 통해 현재 우리 시대의 얼굴을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신갤러리는 14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서신로에 있는 전시장에서 ‘자화상전 十五(십오)’을 연다. 도내·외 중견·신진 작가를 비롯해 미술학도 192명의 얼굴이 선보인다. 현업 작가 40명, 군산대·예원예대·전북대·조선대의 미술학도 152명이 참여했다.

 

이번 자화상전은 다양한 작가군의 자화상을 통해 현재의 정체성을 깨닫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참여자가 70명 가까이 늘어 규모가 커졌다. 또한 조각, 평면, 사진, 설치 등 보다 다양한 장르로 볼거리도 늘었다.

 

자화상전은 지난 2000년 ‘천년의 초상’이란 제목으로 도내 미술전공 대학생을 중심으로 열었다. 미술학도의 자화상에서 시작해 중견작가까지 영역을 넓혀 지난 14년간 2000여점의 작품이 시대의 얼굴로 기록됐다.

 

서신갤러리 관계자는 “초기에는 젊은층의 고뇌와 진지함이 내포된 작품이 주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셀카의 변주가 대부분일 정도로 가볍고 경쾌하며 자유로운 형식을 가진 작품도 상당수다”며 “자화상에 보이는 가벼움과 찰라의 포착도 이 시대의 표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새로운 작업에 매진하는 젊은 작가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사진작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노승환 작가와 JYP엔터테인먼트의 비주얼 디렉터인 서우탁 작가의 자화상도 볼 수 있다. 노 작가는 음악 앨범 표지와 음악인 촬영을 비롯해 책, 각종 홍보물과 포스터 디자인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서 작가는 개인 아트포토팀을 꾸려 아트 디렉팅과 촬영소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설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텔레비전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트스타 코리아’에 출연 중이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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