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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간신문을 기다리며

▲ 윤이현

새벽 그 시간 쯤 되면, 아파트 출입문을 열어보게 된다. 조간신문을 들여오려고.

 

사실은 문을 열 때 마다 ‘삐리링-’ 하고 울리는 기계음이 싫지만, 그것도 피 할 수 없는 장치요, 생활이다.

 

새벽(그리 이른 시간도 아니지만)마다 신문을 넣어주는 손길에 대한 고마움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기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그런데 생각 해 보면 또 그렇다.

 

그야말로 편익한 디지털시대, 스마트폰 시대, 무인기 드론(drone)시대라고들 하는데, 조간신문 배달방법은 3, 40년 전이나 다름이 없다. 아나로그 시대 그대로 사람이 들고 다니며, 그 집 문 앞에다가 일일이 신문을 놓고 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기야 아파트 문화가 아닐 때는 “신문이요~”하면서 담 너머로 던져주고 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아파트 호수별로 문 앞에다가 던져놓고 가는 것이 보통의 풍속도다.

 

아무튼 나는 조간신문을 대강 훑어보고 나서야 하루의 일과를 시작 한다고나 할까.

 

물론 TV, 라디오 등 뉴스를 접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한 꼭지 -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 또는 재미있는 이야기, 신기한 지식사항 등 - 를 알게 되는 일이 있기에 더욱 조간신문을 놓치지 않고 훑어보기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며칠 전의 일이다. 조간신문의 한 꼭지가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이 읽어주는 종이책’이란 제목으로 명함 크기 정도의 기사였다. 중간 부분에 〈디지털을 품은 종이책 ‘더북’을 선 보였다. 책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하면 오디오북처럼 읽어준다. 안드로이드 폰에서 ‘더책’이라는 무료 앱을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어린이, 시각장애인, 다문화가정에 특히 유용하다.〉 그 다음은 줄인다.

 

나는 이따금씩 ‘종이책이 사라지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였던지 종이책이 살아남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귀에, 아니 눈에 번쩍 띄었던 것이다.

 

“그래, 이렇게 되면 종이책도 공존 하겠군….”하는 생각을 해 봤던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얼마 전에는 이런 기사를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본적도 있다.

 

〈미국의 과학자요,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Kurzweil)’은 2045년이 되면, 인간은 죽지 않는다. 라고 예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 그는 미국에서 특허를 39개나 가지고 있으며, IQ 165에 65세인 미래학자.〉라고 했다.

 

나는 생각 해 봤다. 하루가 다르게 나노, 바이오 등의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인체의 신비가 벗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영양과 운동관리 등으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를 보면 앞으로 30년 쯤 후엔, 인간이 결코 죽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예언이 빈 말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 말이 맞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인터넷, 웨어러블(Wearable), 운동량부터 수면 패턴분석까지 해 주는 스마트폰 이야기, 3D프린터의 일반화 등 상상치 못 할 IT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것이 내게는 바로 조간신문 인 것이다. 내겐 작은 교과서요 선생님이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의 고령자高齡者인 나에게는 한 가닥, 세상과의 소통수단이요, 조그만 창구이기도 한 것이다.

 

지식사항만을 알려고 해서가 아니라, 때로는 미국의 메이져 리그에서 괴물 투수로 이름을 떨치는 자랑스런 야구선수 류현진의 소식 등,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와 밀려오는 정보 속에서, 내겐 그나마 문맹文盲을 벗어나게 해 주는 고마운 돋보기안경인 셈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니 아침마다 조간신문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것인가 싶다.

 

△아동문학가 겸 수필가인 윤이현 씨는 1976년 〈아동문예〉로 등단. 〈꽃집에 가면〉 등 동시집 10권, 동화집 〈다람쥐 동산〉 등 동화집 4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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