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 창' 16일 방영
그 피해는 컸다. 5명이 숨졌고 주민 1만2000여명이 병원을 찾았다. 주변 농경지피해 규모는 212㏊에 이르고 가축 4000여마리가 죽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소방당국과 행정 당국도 처음에는 그 위험을 미처 알지 못했다. 소방관들은 아무도 제독복을 입지 않았고 구미시도 주민들을 4시간 뒤에나 대피시켰다.
구미 불산 사고 이후에도 작년에만 85건, 올해도 75건이 넘는 유독물 사고가 발생했다. 사람들이 자기 동네에 유독물 공장이 얼마나 많은지, 사고가 일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오는 16일 밤 10시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의 ‘수상한 이웃- 우리 동네 유독물 보고서’는 우리가 동네의 유독물 공장 실태를 왜 알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제작진은 단독 입수한 유독물 현황 자료와 유치원, 어린이집, 아파트, 요양병원 등 공공자료를 통해 동네마다 얼마나 많은 유독물 공장이 있는지와 만약 구미 불산 사고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예상되는 피해를 조사·분석했다.
구미와 울산, 여수 등 작년 유독물 사고가 난 10개 도시가 집중 취재 대상이었다.
제작진은 “분석 결과 10개 도시의 약 408만 명이 유독물 업체의 반경 2㎞ 안에 살고 있었다”면서 “학교와 요양병원 등 다중 이용시설의 80% 이상이 유독물 업체로부터 위험 반경 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법에 따라 기업은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 비밀을 이유로 이 정보를 주민들에게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지역사회 알권리법을 제정한 미국과 동네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까지 주민에게 공개하는 캐나다 토론토 등 외국은 유독물 실태 공개에 철저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되지만 유독물 정보는 기업 비밀로 공개하지 않도록 결정됐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가최근 국내에서 발족했다. 유독물 정보를 정보공개청구 운동을 통해 직접 알아내겠다는 움직임이다.
제작진은 유독물질로 만든 화학제품 없이 살 수 없다면 위험한 동거는 해야 하지만, 최소한 안전장치로서 그 위험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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