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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상처 잊지 말아야

▲ 조기호 원광보건대 교수·역사민속자료학 박사
위안부의 실상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1990년 무렵의 일이다. 일제가 패망한 지 무려 45년의 이후의 일이다. 김학순 할머니의 ‘인간으로서의 참다운 용기’가 없었다면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을 것이다. 아울러 극심하게 당한 한국에서 지내는 할머니들의 뒤 따름도 없었을 가능성도 크다. 이 때를 계기로 세상에 ‘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은 다각도로 퍼져나갔으나 해당 국가로서 일본 정부는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게 사실이다. 아니 최근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발언을 숨기지 않는다.

 

거슬러 올라가 ‘세월’을 생각해 본다. 생존한 채 귀국하여 자발적으로 연이어 일제의 죄악을 규탄하려는 용기를 낸 점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부터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 결과 200여 명의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50여 명이 생존해 있으나 대부분이 고령화 되어 있어 생존의 기일이 길어야 10년 안팎으로 추정된다. 자칫하면 수 년 이내에 한 사람도 생존해 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언젠가 어떤 위안부 할머니의 말이 지금도 머리를 스친다. “어떻게 하여 귀국 후 결혼을 하긴 했으나, 위안부 생활을 드러낸 결과 파혼마저 당했다.”는 이야기다. 이와 비근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안고 있는 몸과 마음의 상처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알려졌다고 해도, 가능한 한 많은 내용을 파악하여 보존할 수도 없게 되었다는 점이 있어 가슴이 저려 온다.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주최로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수요 집회’가 2011년 12월 14일 1000 회를 맞았었다. 이 날 위안부로 끌려갈 당시 10대 소녀의 모습을 최근에야 형상화하여 만든 ‘소녀상’의 제막식도 거행되었다. 그 높이가 130㎝ 정도로 주한 일본대사관 정문 앞 인도에 일본대사관을 향해 세워졌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 정부의 부정 내지 반발 비슷한 것이 수차례나 있었다. 한국에 알려진 ‘고노 담화’란 다음과 같다. 1993년 8월 고노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일본군과 군(軍)의 강제성을 인정한 담화이다. “고노 관방장관은 ‘위안소’는 당시 군 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치된 것이고, 위안소의 설치·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관해서는 당시 일본군이 관여하였다고 발표했으며, 일본군위안부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고 말하였다.”는 내용이다. 이것을 아베 총리가 태평양전쟁 때 전범(戰犯)을 추도하는 의식에 메시지를 보내 이들을 ‘조국의 주춧돌’로 표현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그 해 8월 27일 보도했다고 일본의 언론들이 알렸다. 이는 일본의 전쟁 책임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결과’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또 하나 ‘무라야마 담화’라는 게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에 맞춰 무라야마 당시 일본 총리가 식민 지배 즉 일본이 강점한 점에 관하여 사죄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고노·무라야마 담화’는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된다는 말들이 회자되어 왔다. 아베 씨는 미국에 접근하여 각종 정치적인 면을 자국의 이익으로 삼고자 하고, 자위대의 역할 또한 바꾸어 전쟁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강도 있게 추진하는 양상이다. 오늘날 일본이 패전 후 7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이때 미국 측도 아베 씨에게 ‘고노·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계승하는 게 좋다고 권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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