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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정치의 '저니맨'

2015년 한국프로축구 K리그 ‘1강’으로 꼽히는 전북현대의 출발이 화끈하다. 전북은 홈 개막전과 서울 원정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승리의 주역은 외국인 용병 에두(3골)와 에닝요(1골).

 

전북 팬들을 열광시킨 두 선수는 저니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저니맨(journey man)은 팀을 자주 옮겨 다니는 떠돌이 선수를 일컫는 용어다. 영어 저니의 뜻이 여행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올해 전북이 영입한 브라질 출신 에두(34)는 지난 2007년부터 3시즌동안 한국의 K리그에서 빼어난 실력을 보였다. 95경기 30골 15도움. 에두는 독일 FC 샬케 04, 중국 라오닝 홍원 FC, 터키의 베식타스, 일본의 FC 도쿄를 돌아 다시 전북으로 왔다. 분데스리가 시절 FSV 마인츠 05에서는 차두리와 동료로 뛰었던 인연도 있다.

 

에닝요(34)의 저니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에서만 12팀을 거쳤고 국내 수원 삼성과 대구 FC에도 몸담았다. 이후 전북에서 뛰다 중국 창춘으로 건너간 뒤 올해 다시 돌아온 에닝요의 실력은 K리그 최소경기 60-60클럽 가입 기록이 웅변한다.

 

해외를 떠돌다 엊그제 FC 서울에 둥지를 튼 박주영도 저니맨이다. 사우디와 스페인, 잉글랜드, 프랑스를 거쳤다. 수차례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실력이 좋은 박주영은 A매치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하는 게 징크스다.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의 눈에도 들지 못했다. 귀국 직후 컨디션이 60%일 정도로 마음고생을 한 박주영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누가 뭐래도 박주영은 한국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팀을 자주 옮긴 이유야 어쨌든 스포츠계 저니맨들은 새로운 팀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인다면 팬들의 사랑이 쏟아져 몸값도 오른다.

 

4월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이 술렁인다. 이번 재보선의 파장은 내년 총선으로 이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방 광주에서는 천정배 전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새로운 야당을 표방한 ‘국민모임’도 2016년 4월 총선을 준비하며 신발끈을 동여맨다. 새정연을 뛰쳐나온 정동영 전 의원이 감독 겸 주전이다. 예전 선거에서 금메달을 땄던 ‘왕년의 스타’들도 몸을 풀면서 이 팀 저 팀을 기웃거린다.

 

이른바 ‘정치 철새’로 지칭되는 정가의 저니맨들이다. 탈당, 창당, 복당, 신당 이력으로 상징되는 정치 저니맨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팀보다는 개인기를 앞세웠던 탓에 몸값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스포츠와 정치의 저니맨들에게는 나름의 사연과 명분이 있고 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체육학사전은 저니맨을 ‘믿을 만한 경기 내용을 보여주는 선수, 또는 훌륭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는 선수’로 풀이한다. 스포츠든 정치든 ‘떠돌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뛰어넘는 ‘믿음과 실력’을 갖춘 저니맨들의 등장은 경기장에 새로운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는다.

 

체육부장·편집국 부국장

김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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