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내식당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밥과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점심밥과 저녁밥을 하지 않아 직원들이 전주시내 ‘맛집’을 찾게 된다.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 날 점식 식사를 하려고 동료들과 한 백반전문 식당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식사에 여념이 없었다. 빈자리에 앉은 후 메뉴판을 보니, ‘백반정식은 6000원, 주물럭은 9000원’이었다. “사장님, 돼지고기 주물럭 7인분 주세요”라고 주문하니, “공기밥 값은 별도예요”라고 했다. 그러자 일행 중 한 사람이 “그럼 주물럭 취소하고 백반정식 주세요”라고 다시 주문했다. 백반전문 식당에서 밥값을 따로 받는다 하니 다들 투덜거렸다. 메뉴판에 ‘주물럭 1만원’이라고 표시하고 공기밥 값을 받지 않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외식을 할 경우 단골식당을 찾게 되는 것은 서로가 편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보지 않았던 식당을 찾으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막걸리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막걸리는 없어요”라고 대부분 말한다. 전주를 찾는 사람들은 전주시내 막걸리 골목에서 전주막걸리를 맛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일반 식당에서도 전주막걸리를 맛보기를 원한다. 전주시내 어느 식당은 “우리 식당에서는 막걸리를 팔지 않지만, 손님이 원하시면 마트에서 사다 드릴게요”라고 친절하게 손님에게 알려준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고객을 제대로 대접할 줄 아는 식당이라는 생각에 맛있는 식사를 주문하게 된다.
공기밥 값을 굳이 환산해보면, 밥 한 그릇당 쌀 100g을 계산해도 200원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도 메뉴판에 적혀있는 밥값은 ‘공기밥 1000원’이다. 밥보다도 비싼 반찬은 더 달라고 하면 말없이 주면서, 한우식당과 일식집까지도 밥값을 따로 받는다. 반찬 한 두 가지를 줄이더라도 밥에 대해서는 넉넉한 전라도 인심을 보여준다면, 식당 경영의 묘미가 되지 않을까.
농촌진흥청 후문에서 가까운 백반식당이 있다. 점심때가 되면 늘 손님들로 만원인데, 밥 인심이 후하다. 갓 지은 밥을 손님에게 내놓고, 더 먹고 싶으면 밥통에서 손님이 먹고싶은 만큼 퍼다 먹으면 된다. 푸짐하게 대접받았다는 생각에 다시 찾게 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북지회 주관으로 농촌진흥청에서 10월부터 11월까지 일반음식점 영업자와 신규 영업자, 약 3500여명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위생교육과 친절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갓 지은 밥을 손님에게 내놓겠다는 마음이 앞선다면 더 좋겠다.
금년에도 벼농사가 풍작이어서 쌀 소비촉진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인심 후한 밥과 우리 쌀로 빚은 막걸리를 식당에서 판매하는 전라북도가 된다면, 쌀 소비확대는 물론이고 푸짐함으로 손님을 부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리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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