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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미리보는 판소리 다섯바탕 ④ 김선미·양은희·김찬미·원진주·정수인 창 흥보가

실험적 공연 양식과 소리맛의 조화

2016년 소리축제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문 중의 하나가 바로 ‘판소리 다섯바탕’의 ‘흥보가’공연이다. 판소리에는 한 사람의 소리꾼과 한 사람의 고수가 출연한다. 그러나 근대 들어 판소리가 서양식 무대에 적응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연극처럼 꾸민 창극, 여러 사람이 배역에 따라 소리를 나누어 부르는 입체창과 분창, 여러 사람이 같은 대목을 함께 부르는 제창 등 매우 다양한 형식이 출현하여 판소리 공연 양식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번에 공연하는 ‘흥보가’에는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의 다섯 창자가 출연한다. 이들은 판소리가 민족예술로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에 판소리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판소리 교육을 받았다, 또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론 공부도 병행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장 적응력이 뛰어나고, 상황의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들은 ‘흥보가’를 부르는 동안 때로는 혼자서 판소리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여럿이 등장하여 합창을 하기도 할 것이다. 또 몇몇 대목에서는 창극을 보여주기도 할 것이다. 이 공연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새로운 무대의 창조이다. 소리는 전통을 따르되 무대 표현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판소리를 창조한다는 것이 이 공연의 주된 목표이다. 이들은 ‘흥보가’ 속에서 놀며 다양한 판소리의 변이 양식을 실험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흥보가’는 빈부와 윤리를 함께 엮어서 다룬 판소리이다. 흥보는 가난하지만 윤리적이고, 놀보는 부자이지만 반윤리적이다. 이 두 사람은 조선조 후기에 이르러 향촌사회가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물들이다. ‘흥보가’에서는 이 두 인물의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윤리적인 가난과 반윤리적인 부의 문제는 조선조 후기에서부터 시작된 문제이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흥보가’는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새로운 감동을 준다.

 

젊은 명창 다섯이 펼치는 ‘흥보가’무대는 공연 양식의 다양성과 함께 다양한 소리의 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될 것이다.

▲ 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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