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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미리보는 판소리 다섯바탕 ③ 서정민 창 동초제 수궁가

깊이있고 기교적인 소리 놀음

▲ 서정민 명창

동초제란 동초 김연수(1907-1974)가 새롭게 짜서 전승한 판소리를 가리킨다. 김연수는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대흥리에서 출생했다. 20대 후반부터 판소리에 뜻을 두어 유성준, 정정렬, 송만갑 등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30대가 되어서는 당시 우리나라 전통예술인들이 모인 단체인 ‘조선성악연구회’에 들어간 후부터 1974년 타계하기까지 창극에 일생을 바쳤다.

 

김연수는 일제강점기 당시 최고의 명창으로 일컬어지는 오명창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웠으나, 배운 대로 소리를 하지 않고 나름대로 다시 짜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판소리를 만들었다. 김연수가 판소리를 다시 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극’이었다. 그는 판소리를 극으로 만드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동초제 판소리는 극적 특성이 강하다. 극적 특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동초제 판소리에서는 세밀한 너름새와 분명한 성음을 중시한다. ‘보는 판소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극적 특성을 강조하는 동초제 판소리는 성음을 중시하는 보성소리와 대립하면서 쌍벽을 이루고 있다.

 

김연수의 판소리는 오정숙이라는 뛰어난 제자를 통해서 전북 일원에 퍼졌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제자가 바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는 이일주이다. 오정숙이 연극적인 표현에 더 뛰어났다면 이일주는 성음의 미감을 표현하는 데 더 뛰어났다. 그래서 스승인 오정숙도 제자 이일주의 목을 늘 부러워했다. 이일주에 와서 동초제 판소리는 성음의 미감까지도 포괄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현대 판소리의 대표 주자가 된 것이다.

 

이번에 ‘수궁가’를 부를 서정민은 이일주의 제자이다. 이일주의 목구성을 닮았고, 이일주의 소리 기교를 잘 구사한다. 게다가 가장 기교적인 소리꾼인 안숙선에게도 배웠다. 그러므로 서정민을 통해서 음악적으로 한층 깊어지고 기교적인 동초제 ‘수궁가’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정민은 이제 서른일곱의 젊은 소리꾼이다. 이번 ‘판소리 다섯 바탕’ 출연자 중에서 막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맑고도 힘찬 목소리로 상하청을 두루 잘 구사하는 서정민의 판소리는 이미 수준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있다. 완숙하지는 못했지만 완숙을 기다리는 패기를 그의 소리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서정민의 판소리는 우리 판소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창이라고 할 만하다.

▲ 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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