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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 그림, 케이스만 창조경제?

흡연피해 새겨진 담배 전북 판매점 속속 등장 / 케이스 매출만 늘어나…금연 기대 실효성 의문

▲ 24일 전주시 금암동의 한 편의점에서 경고 그림이 도입된 담배가 판매되고 있다. 박형민 기자

#.“헐… 이게 뭐예요? 징그러워서 이걸 어떻게 사요?”

 

24일 오전 8시50분. 평소와 같이 담배를 사러 전주시내 한 편의점을 찾은 A씨(31)는 진열대에 놓인 담배에 새겨진 경고 그림을 보고 기겁을 했다. TV 속에서만 보던 담뱃갑 경고 그림을 눈앞에 마주하니 더 혐오스럽고,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A씨는 금연에 대한 고민보다는 친구들과 장난삼아 얘기하던 담배 케이스를 이제 구매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흡연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경고하는 그림이 새겨진 담배가 도내 담배 판매점에도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접하는 애연가들이 상당한 충격을 느끼고 있다.

 

경고 그림은 일부 애연가들에게는 금연 결심을 갖게 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경고 그림을 감추는 케이스 구매 의사를 밝히는 흡연가들이 더 많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담배 케이스 판매만 늘린 ‘창조경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도입된 담뱃갑 경고 그림이 재고 담배 유통이 줄면서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경고 그림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 성기능 장애, 피부 노화, 조기 사망 등 10가지 종류의 그림이 담뱃갑 포장지 앞면과 뒷면 상단에 면적 30%(경고 문구 포함 50%) 크기로 배치됐다.

 

24일 KT&G 전북지사에 따르면 경고 그림이 담긴 30여 종의 담배가 도내에 본격 유통되기 시작했다.

 

담배 판매 점포마다 재고율이 다르므로 현재 많은 점포에서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이달 말이면 도내 대부분의 담배 판매점에 유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될 무렵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효용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애연가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에는 벌써부터 경고 그림 담뱃갑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담뱃값 인상처럼 죽 쒀서 개 준 꼴이다”는 거친 지적부터 “매번 경고 그림 마주치는 알바생만 고생이다”, “담배 피우지도 않는 사람이 편의점 갈 때마다 경고 그림 마주치면 혐오스러울 것 같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경고 그림 삽입은 담배 케이스 판매 업체만 배를 불려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판매점이나 제조사에서 경고 그림을 감추거나 가리는 행위는 처벌하거나 입법을 통해 막을 계획이지만, 개인들이 구매 후 케이스를 이용해 경고 그림을 가리는 것은 제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담배 케이스 판매가 한창이다. 가격은 저렴한 3000원대부터 비싼 것은 8만 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담배 케이스 판매업체 관계자는 “평소 일주일에 1~2개 팔리던 것이 1~2주 전부터는 하루에 3~4개씩 팔리고 있다”며 “고객들의 사용 후기 등을 봐도 담배 경고 그림 때문에 구매한다는 이용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연구한 결과 경고 그림이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영진 사무관은 “경고 그림 삽입은 비흡연자와 청소년의 유입을 막는 데 효과적이고 흡연자가 금연 결심을 하거나 흡연율을 낮추는 사회 전반적 인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고 그림을 삽입한 주요 18개국의 경우 3~7년 내 흡연율이 4.2%p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 케이스의 경우 해외에서도 경고 그림 도입 초기 지적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규모 자체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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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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