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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재개장한 전주동물원 가보니…어른도 아이도 "너무 신나요"

시민 북적… 상인도 활기 / 조류사 펜스 설치 관람 제한 / 호랑이, 남녀노소 큰 인기

“하나 둘 셋 김치!”

 

25일 오전 10시 전주동물원을 찾은 관람객들은 동물과 꽃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한쪽에서 “줄 서서 이쪽으로 오세요”라는 초등학교 교사의 구령이 떨어지자 단체 관람을 온 초등학생들이 일제히 “네!”하고 대답하며 병아리처럼 줄지어 선생님을 따라갔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지난해 12월 21일 문을 닫았던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이 4개월 만에 재개장한 날의 풍경이다.

 

지난 2일 익산에서 AI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난 뒤에도 특이사항이 없어 경계단계가 낮춰지면서 다시 문을 연 전주동물원은 예전처럼 전주 시민들의 봄 마실 코스로 사랑받았다.

 

이날 전주 삼천초등학교 1학년생 87명과 함께 동물원을 찾은 소혜진 교사는 “봄 소풍 계획을 세우던 중 원래는 다른 곳을 가려고 했는데, 최근 전주동물원 재개장 소식을 접하고 장소를 바꿨다”며 “우리 지역에서는 동·식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동물원으로 소풍 온 학생들도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강민구 씨(34·전주시 우아동)와 정유진 씨(34) 가족은 “출·퇴근길에 동물원을 지나는데 ‘재개장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오늘을 기다렸다”며 “그동안 집에서 아이들과 게임을 하고 키즈카페에 가서 놀이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막상 동물원에 오니까 너무 좋다”고 했다.

 

전주동물원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조류사에는 펜스가 설치돼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 전주동물원이 4개월여 만에 재개장한 25일 동물원을 찾은 어린 아이들이 호랑이를 바라보고 있다. 박형민 기자

이날 가장 큰 관심은 ‘호랑이’에 쏠렸다. 지난달 6일 동물원 호랑이사에서 생활하던 9년 된 수컷 호랑이가 숨졌고, 지난 1월 18일에도 생후 13년 된 수컷 호랑이가 숨졌기 때문이다.

 

호랑이사 앞에서 가족들과 호랑이를 보던 40대 여성이 “밥은 어떻게 먹느냐”고 질문하자 김종호 해설사는 “뒤에 문을 열면 ‘내실’이 따로 있는데, 거기서 오전 7시와 오후 5시에 두 번 고기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김 해설사는 “전주동물원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와 뱅골호랑이 1마리 등 총 6마리가 남아 있다”며 “관람객들에게 동물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호랑이들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는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원 재개장에 맞춰 가게 문을 활짝 연 상인들의 표정도 비교적 밝았다.

 

동물원 앞에서 물과 풍선 등을 30년간 팔아왔다는 상인회장 형찬성 씨(60)는 “과거에도 AI때문에 가게 문을 닫은 적이 있지만 올해는 유독 심했던 것 같다”며 “총 8개 상점이 줄지어 있는데, 대부분 가게 문을 닫고 집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주말부터 관람객이 많아지면 수입이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동물원 서세현 사육팀장은 “아직 AI가 완벽하게 해소된 것이 아니라 소독을 하루에 2번으로 횟수를 늘렸고 한 달간 모니터링을 실시해 조류사를 개방할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동물 보호를 위해 야간개장을 잠정 중단했고,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주간에만 개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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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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