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늑대의 숲' / 신축 공사 마치고 개방 / 굴·자연석 등 생태친화 / 이전보다 50배 넓어져
“아름·다움·강산아 반가워!”(늑대 이름)
지난 19일 오후 전주동물원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잠시 뒤 아이들이 자리를 이동하자 은신처로 들어가 몸을 숨긴 늑대가 나왔다. 멀리서 “안녕!”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달 말부터 생겨난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 ‘늑대의 숲’의 풍경이다.
이 동물원 늑대들은 그동안 볕이 잘 들지 않으며 사방이 막혀 있는 좁은 우리에 갇혀 지냈다.
초원과 숲을 볼 수 없는 곳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늑대들은 이상 징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주동물원의 ‘생태동물원’ 선포로 울창한 나무와 굴이 있는 보금자리가 생기면서 늑대들도 생기를 찾았다.
이날 기자가 찾은 전주동물원 늑대사 입구에는 ‘늑대의 숲’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목재로 만든 다리를 지나자 ‘우리 숲에서 사라진 늑대’, ‘우리나라 마지막 늑대는?’ ‘늑대의 신체적 특징’ 등 늑대를 소개하는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다.
전주동물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2600㎡(786평) 규모의 늑대사를 조성했다. 이는 이전과 무려 50배나 큰 공간으로 6개의 굴과 목재펜스, 자연석 등으로 채워져 있다. 관람객을 위해 한 쪽면이 통유리가 설치된 관람데크도 있다.
시는 국비 24억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58억원을 편성하고 지난해 9월 늑대사 신축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와 다울마당 등의 논의를 거쳐 지난달 말 준공했다.
이 늑대사에는 늑송이(12·수컷)와 아름(10·암컷), 다움(10·수컷), 강산(10·수컷) 등 4마리의 회색늑대 종(種)이 산다. 평소 ‘감옥’같았던 늑대사에서는 적응을 하지 못한 늑대들이 급기야 죽어나가기도 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열악한 우리에서 죽어나간 늑대가 한 두마리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며 “늑대가 빙글빙글 도는 징후를 보이곤 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 사무처장을 비롯해 다울마당과 도시공원위원회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늑대사 등의 신축 공사에 매진했다.
전주동물원 늑대사를 비롯해 코끼리·다람쥐 등이 있는 공간도 조만간 방사형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 중 몸무게의 하중을 많이 받는 코끼리는 그동안 콘크리트 바닥에서 지내왔다. 그러나 더 넓은 방사장과 모래 바닥에서 뛰 놀 전망이다.
곰사는 더 파격적이다. 동물원에 들어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곰사는 철창안에 있다. 다음달 추석이 지나면 곰들도 방사장이 조성되고 나무를 올라타는 곰의 모습을 보게되는 데 더욱이 관람 동선이 방사장 안을 가로지르며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전주동물원 서세현 사육팀장은 “더이상 멍한 눈으로 사람을 보는 동물을 방치할 수 없다”며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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