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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시작(詩作)의 열정…이운룡 시인 시집 발간

팔순기념 시전집 출간 후 쓴 시 70편 담아
노년의 삶 대상으로 생명의 근원 탐구

시를 담은 봇물이 저수지 둑을 무너뜨리고 쏟아져 나왔다. 시(詩)도 그 물살에 휩쓸려 나왔다.

이운룡 시인이 시집 <틈·생명의 집> 을 펴냈다. 2016년 팔순 기념으로 <이운룡 시전집> 1·2권을 펴낸 뒤 2017년 3월부터 집중적으로 쓴 시 70편을 담았다. 마르지 않는 그의 시작(詩作) 열정의 결과물이다.

시인은 보편적으로 삶의 본질, 존재의 근원 등에 대해 묵직하고 중후한 사색을 형상화해왔다. 이 주제의식을 고졸하고 담백한 표현으로 선명하게 부각하는 것이 그의 시적 특성. 이번 시집의 주제의식도 존재론적 성찰, 과거 삶에 대한 기억, 세계에 대한 치열한 응시로 점철된다. 특히 이 시집에서는 ‘자아의 존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묻거나 찾지도 마라./ 나는 지금 여기에 없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없다.// 한 순간 있는 듯, 없는 듯/ 사라졌다./ 새벽녘 별빛처럼 실구름처럼/ 한 생이 저물어간다 싶더니// 내일이 오지 않는 허와 공의/ 어둠속으로/ 늦가을 빈 들판처럼 거두어가고/ 없다.” (‘나, 여기에 없다’ 일부)

노년에 이른 시인은 자아의 소멸과 관련해 삶과 죽음을 동일시하고, 인생이 근본적으로 허와 무의 상태임을 역설한다. 그는 고독과 허무를 인생의 본질로 수용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도피 혹은 회피하지 않는다. 대신 유년의 공간, 부모와의 유대감을 고독과 허무를 대체할 위원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는 자신의 시 변화 과정에 대해 “한 생애를 돌이켜 생각하면 20대는 사물 현상에 관한 감각적인 정서 표현, 30대는 군사정권 하의 현실 참여적인 경향, 50대는 자연 사물에 대한 해석적인 풍격, 60~80대는 존재 본질과 생사 문제에 대한 탐구 등이 관심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북대 양병호 교수는 해설을 통해 “시집은 노년의 삶을 시적 대상으로 생명의 근원을 탐구한 시가 그 중심을 관통하고 있다”며 “일상의 현상 너머에 있는 생의 본질적 의미와 의의에 대해 사색하는 가운데 그의 상상력은 존재의 무한대까지 확대된다”고 밝혔다.

이운룡 시인은 전북문인협회 회장, 중부대 교수, 전북문학관 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미당문학회 고문을 맡고 있다. 저서로 <이운룡 시전집> , <직관 통찰의 시와 미> 등이 있다.

문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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