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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기 시인 시선집 ‘고래 사냥’

현시대의 모습 그려낸 짧은 시
다섯 권 시집서 72편 골라 엮어

“미혹의 잠에서 깨어나도록 나를 일깨우는 것, 내가 시를 쓰는 행위는 곧바로 여기에 있다.”

1982년 간첩조작 사건 일명 ‘오송회 사건’으로 시련을 겪은 강상기 시인이 시선집 <고래 사냥> (시선사)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그간 강 시인이 발간했던 다섯 권의 시집 중에서 72편의 작품이 실렸다. 시인의 첫 시집에서 다섯 번째 시집까지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대체로 모든 작품이 균일한 정서를 전한다.

시집은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시로 엮어졌으며, 시인 자신의 실존적 깨달음을 함축하고 아울러 대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시들로 짜여 있다.

“이 밤은 // 달도 없고 // 손가락도 없다” - ‘그믐밤’ .

몇 자 안 되는 짧은 시로 현시대의 모습을 이렇게 잘 그려낼 수 있을까. 누구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큰거리는 감정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강 시인은 후기 ‘시인의 산문’을 통해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사물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손을 내민다”며 “아울러 세계의 탐색에는 시련과 고뇌가 따르지만 그 속에 성취의 기쁨이 있고 그래서 시를 쓴다”고 말한다.

시인의 삶에 대한 열정과 인간애는 그의 시 ‘씨앗’에 잘 표현돼 있다.

“씨앗은 / 수천 송이의 꽃과 / 수천억의 이파리를 가두고 있는 감옥이다 // 감옥을 파괴하라 / 파괴된 감옥이 다시 감옥을 만들지라도 // 아름다운 꽃이 피고 / 푸른 이파리들이 살랑거리는 세상을 위하여 / 감옥을 파괴하라” - ‘씨앗’.

강 시인은 1946년 임실에서 출생했으며,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철새들도 집을 짓는다> , <민박촌> , <와와 쏴쏴> , <콩의 변증법> , <조국 연가> , 산문집으로 <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다> , <자신을 흔들어라> 을 펴냈다. 지난해 한국예술평론가협회가 주관하는 문학부문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문학동인회 ‘포엠만경’ 회장을 맡고 있다.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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