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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곳에 사랑과 행복을” 여든 노인들의 찾아가는 예술쇼

전주 음악공연단체 ‘해피니스 사운드’, 색소폰 연주자 중심으로 8년째 활동중
노인복지관·마을축제·요양병원 찾아다니며 악기연주·판소리·한춤 공연 등 펼쳐
“자원봉사로 시작한 일, 청중들 웃는 얼굴과 박수 있는 한 계속 도전해야죠”

(왼쪽부터) 신영태, 김영일, 김수복, 송재철 씨. 공연단체 ‘해피니스 사운드’에서 함께 재능기부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영태, 김영일, 김수복, 송재철 씨. 공연단체 ‘해피니스 사운드’에서 함께 재능기부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고통과 외로움, 슬픔을 달래가며 사는 게 인생입니다. 누구에게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이 음악을 들으시고 소풍 나온 것처럼 활기차게 지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지역 행사와 소외이웃을 찾아 무료 음악공연을 펼치는 해피니스 사운드(단장 김영일)가 지역사회에 따뜻한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11년 1월 1일 창단한 ‘해피니스 사운드’는 다양한 방송과 매체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소개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사다. 2013년에는 문화·예술·체육부문의 ‘별난 기록 보유자’로서 전주의 자랑이 된다는 점에서 전주시가 선정하는 ‘천년전주 기네스’에 등재됐다. 2017년에는 전북도민의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라북도 신나는 예술버스’ 운영사업의 공연단체로 위촉됐다.

이들이 말하는 팀의 활동 목표는 단 한 가지. 극히 어려운 생활환경에서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공연에는 항상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다.

이달에만 노인요양보호시설을 비롯해 칠보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백운면민의날 면민 화합의 장 행사, 전주진도견추계단독전람회, 재난통신및ARDF전국대회 등 지역 곳곳을 찾아 다섯 차례 무대를 마쳤다.

평균연령은 82세. 김영일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 대다수가 80세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아직도 어렵고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한다. 활동무대가 전북을 넘어서 서울과 외국까지 넓힌 지 오래인데도 말이다. 연습실 문 앞 달력에는 공연일정이 빽빽하게 표시돼있다. 이달에만 해도 10여회에 달한다. 매주 1~2회씩 무대에 서는 셈이다.

“색소폰을 72세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딱 10년 됐네요. 그동안 참 많은 지역을 찾아 공연을 해왔지만 매번 환한 얼굴로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는 분들을 볼 때마다 고맙고 많이 기쁩니다.”

김영일 단장의 말이다.?

색소폰 연주자 10명외에도 하모니카, 아코디언 연주자를 비롯해 판소리, 고수, 한춤 무용가 등 다양한 단원들의 활약으로 매번 조화로운 무대를 완성하고 있다.

‘해피니스 사운드’가 연주하는 곡은 매번 달라진다. 주로 ‘국민가요’를 선보이는데 제일 인기 있는 곡은 ‘울고넘는 박달재’, ‘비내리는 고모령’, ‘목포의 눈물’이라고. ‘아름다운 강산’, ‘안동역에서’, ‘청춘을 돌려다오’, ‘화개장터’도 매 공연에서 빼놓지 않고 선보이는 곡들이다.

가끔은 영화 주제곡과 외국 팝송도 들려준다. 요새 젊은 층이 선호하는 ‘힙합’과 ‘댄스’ 노래도 익혀 연주해볼 요량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하루 공연을 마치고 나면 회원들이 함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당일 촬영한 공연사진을 올리고 전주시에 자원봉사 활동일지를 제출한다. 컴퓨터 사용에 서툰 일부 단원들을 위해 단원 각자의 휴대전화로도 일일이 사진을 전송한다.

이 모두가 음악감독 김수복 씨의 몫이다. 본인이 자처해 시작한 일인데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당일 공연의 자료는 당일 정리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단원들은 매일 아침 9시에 만난다. 연습을 시작하면 음악감독 김수복 씨가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한다. 2003년 창단한 프로연주단 ‘에버그린밴드’에서 단무장으로 있어 단원 한명 한명을 꼼꼼하게 지도할 수 있다. 악기도 가장 좋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마련했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매 공연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자녀들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노년을 무료하게 보내기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보람을 찾아서 기쁘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공연 당일에는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만나 리허설을 진행한다. 1시간 30분 가량 공연을 마친 후에는 다시 모여 그날 공연을 서로 평가하고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10년 가까이 단원들간 화합을 다지며 실력을 키워 온 비결이다.

“공연을 다니다보면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시는데, 앵콜 공연으로 또 와달라고 성원하죠. 저희는 불러주는 곳이 있을 때 일정만 겹치지 않는다면 다 갑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데 못 갈 이유가 없지요.”

‘사랑과 행복을 전하는 음악’으로 지역과 늘 함께 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은 미래진행형이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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