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의 비유, 결단력 있는 시어로 새로운 의미 탐색
김준연 시인이 첫 시집 <고양이를 입어야 한다> (시인동네)를 펴냈다. 고양이를>
1966년 무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시와반시> 로 등단한 김 시인의 문학인생을 따져보면 꽤 느지막이 내놓은 시집. 시와반시>
“아홉 장의 새들이 날아올랐다. / 나는, 손가락을 셀 수 있었다.”
김 시인이 시인의 말을 통해 독자에게 건네는 인사 또한 시와 같다.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단국대 교수는 “김준연의 시가 난해해 보이는 것은 비유를 비유하기 때문이다”며 “결국 김준연의 비유는 세계 속으로 침투하고 스며드는 기호(sign)들이다. 그의 기호들은 언어체계에서 빠져나와 언어 바깥의 세계와 섞이기를 원한다”고 해설했다.
“첫째 날, 서랍을 그리고 서랍 속에 꽃씨를 뿌렸다 정오가 지나자 향기가 방 안 가득했다 / 둘째 날, 나무를 그리고 가지마다 새를 매달았다 (중략) 아홉째 날, 여덟 장의 그림을 앞에 놓고 울고 있는 나를 그렸다” - ‘아홉 장의 그림을 그렸다’ 중.
또 오민석 교수는 “‘아홉’은 완성 직전의 숫자이며, 위기와 불안의 숫자”라며 “시인이 ‘시인의 말’에서 ‘아홉 장의 새들이 날아올랐다’고 했을 때, 그 ‘아홉 장’은 정확히 시 ‘아홉 장의 그림을 그렸다’과 연결된다. 시인은 완전수에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언어의 한계를 직시하되, 그것을 실재의 바로 밑까지, 비유의 비유로 몰고 간다”고 덧붙였다.
시집에는 4부에 걸쳐 57편의 시가 담겨있다. 결단력 있는 문장과 간결한 시어, 존재와 존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새로운 의미의 이름을 불러주는 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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