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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 탐관오리 영세불망비 안내문 설치해 악행 기억해야”

완주, 김제, 정읍의 동학농민 탐관오리 김창석·조필영 영세불망비
자신 폭정 숨기고 선정 베푼 관료로 남기 위해 세운 ‘위장’ 송덕비
일부 비석 훼손상태 심해져 알아볼 수 없어…역사적 악행 가려질 우려
“훼손 상태 심해지기 전 안내문 설치해 탐관오리 기억 사료화해야“
경남 함양 역사인물공원 조병갑 영세불망비 안내비 설치…반면교사 목적

왼쪽부터 완주군 소양면 도로변·김제시 금산면 귀신사 앞·완주군 구이면 행정복지회관 앞·정읍 산외면 야정 마을회관 앞 김창석 영세불망비.
왼쪽부터 완주군 소양면 도로변·김제시 금산면 귀신사 앞·완주군 구이면 행정복지회관 앞·정읍 산외면 야정 마을회관 앞 김창석 영세불망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함양 상림공원 조병갑 영세불망비 / 함양 역사인물공원 조병갑 안내문 / 조병갑 선정비 내역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함양 상림공원 조병갑 영세불망비 / 함양 역사인물공원 조병갑 안내문 / 조병갑 선정비 내역

동학농민혁명기념일(5월 11일)이 127주년을 맞은 가운데 혁명을 유발한 탐관오리들이 전북에 세운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치적비)에 안내문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자신이 저지른 폭정을 숨기고 선정을 베푼 관료로 남기 위해 세운 ‘위장’ 송덕비(頌德碑)지만, 풍화작용으로 훼손돼 이들의 역사적 악행이 감춰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도내 자치단체는 관할에 있는 비석의 존재나 성격조차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11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전북에서 확인된 선정비나 영세불망비는 67기다. 이들 가운데 균전사 김창석의 영세불망비 4기(독자 오동표 씨가 최근 발견한 비석 2기 포함)와 전운사 조필영의 영세불망비 1기(오 씨 지난 10일 발굴 비석)가 관심을 모은다.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기에 앞서 전라도 백성들을 상대로 악행을 저지른 탐관오리들의 비석이기 때문이다. 당시 세곡담당관리였던 김창석과 조필영은 전라도에서 세곡을 징수할 때마다 불법항목을 만들어 백성들을 가혹하게 수탈했으며. 이로 인해 유배를 갔다. 그러나 고종은 조용해지자 둘을 사면시켰고, 이들은 자신의 악행을 숨기고자 백성들을 부추겨 공덕비를 세웠다는 말도 전해진다.

완주, 김제, 정읍에 있는 이들 비석들은 굵게 새겨졌으나 풍화작용으로 훼손돼 읽을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비신의 윗부분과 귀퉁이가 깨진 것도 있다. 일부 자치단체 면사무소와 지역 주민들은 비석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훼손상태가 심해져 완전히 알아볼 수 없기 전에 비문의 내용을 기록한 안내문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동학농민혁명을 야기한 탐관오리의 전횡과 기억을 사료화하자는 것이다.

실제 동학농민혁명 당시 탐관오리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졌던 조병갑의 선덕비는 경남 항얌군역사인물공원안에 안내비와 함께 서 있다. 앞서 동학혁명 120주년이 되는 지난해 함양군 의원들이 “함양인의 선비정신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며 철거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현재는 잘못된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의미로 보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원광대 사학과 명예교수)은 “안내문을 설치하기 전 발견된 영세불망비에 대한 정확하고 엄격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탐관오리로 일컬어지는 인물이 살아있을 때 백성들을 압박해서 세웠는지, 혹은 후손들이 세웠는지에 따라 비석이 갖는 역사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물의 집안과 관련한 시비문제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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