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북특별자치도에는 AI 신산업과 관련된 반가운 소식이 잇따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월 새만금 부지에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200MW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시티 등을 포함한 약 9조 원 규모의 단계적 투자를 발표한 것이다. 이 거대한 민간 투자가 신산업의 펌프를 마련했다면, 조달청은 약 225조 원 규모의 공공구매력이라는 마중물을 부어 이 펌프를 힘차게 가동하고 있다. 대기업의 인프라 구축과 정부의 조달 정책이 전북의 미래 전략이라는 하나의 물줄기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북특별자치도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실증 및 연구개발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센서로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로봇, 자율주행 장치, 제조 설비 등 현실의 장비를 직접 구동하는 고도화된 차세대 AI 시스템이다. 현재 전북의 AI 산업은 정부의 2026년 국비 766억 원 규모의 재정적 지원과 함께 전북자치도가 주도하는 2030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실증·인프라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대학교 역시 ‘첨단분야 AI 제품응용기술 전문인력양성사업’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디스플레이, 메카노바이오헬스 중심의 맞춤형 인재 양성으로 인적․연구 기반을 조성하여 정부, 지자체, 지역대학이 단단한 삼위일체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공공조달은 이 인재들과 기술이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첫 번째 통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초기 고객과 이를 검증할 실증 무대라는 실질적인 원동력 없이는 성장의 펌프질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부응하여 2026년 혁신제품 시범구매 예산은 전년 대비 58.6% 증가한 839억 원으로 확대되었으며, 이 중 26%가 AI 제품에 배정됐다. 또한 조달청은 AI 소프트웨어를 다수공급자계약(MAS) 방식으로 전환하는 신규 공고를 통해 스타트업과 공급기업에도 참여 기회를 넓혔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전북의 청년 창업가와 AI 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에 도전할 길이 넓어진 것이다.
관건은 민간의 펌프와 조달청의 마중물이 만든 기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새만금 AI 인프라 구축, 지자체의 현장 지원, 대학의 인재 확충, 그리고 조달청의 혁신 구매 채널이 긴밀하게 맞물려 끊임없이 수량을 공급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 기업들이 실증 단지에서 기술을 검증받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혁신제품 지정을 받거나 MAS 등록을 추진하며, 나아가 새만금 산업 생태계의 핵심 공급기업으로 성장하는 전주기적 물길을 설계해야 한다.
전북은 이미 스마트농업, 자율주행 농기계, 드론, 수소 산업 등 AI 융합 산업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 지역이다. 여기에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미래 투자와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결합된다면, 전북은 대한민국 AI 신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확실히 도약할 것이다. 공공조달은 단순한 구매 행정이 아니다. 지역 산업을 육성하고 AI 혁신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거대한 산업의 물줄기를 만들어내는 정책 핵심 엔진이다. 전북의 AI 기업들이 공공조달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마중물을 적극 활용해, 더 큰 시장이라는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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