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호아이 아인·응우옌 티 프엉 타오 씨 전북대서 박사과정 사랑도 학업도 함께… “한국 의료 기술, 고향에 전하고 싶어”
가정의 달인 5월은 수많은 기념일과 휴일로 가족 간의 유대가 특히 돈독해지는 달이다. 그중 5월 21일 ‘부부의 날’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꿈과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전북에서 함께 부부생활을 이어가는 부 호아이 아인(남편·36)·응우옌 티 프엉 타오(아내·35) 부부를 만났다.
◇ “함께 있고 싶어서” 아내 위해 한국행을 택한 남편
아인 씨와 타오 씨는 2017년 베트남에서 처음 만나 연인이 됐다. 아내는 치의학을, 남편은 외과를 전공한 두 사람은 현지 의사의 길을 함께 걸었다.
그러나 연인이 된 이후에도 두 사람이 항상 함께였던 것은 아니다. 2019년, 아내 타오 씨는 석사과정을 위해 전북으로, 남편 아인 씨는 전문의 연수를 위해 프랑스로 각각 떠나는 장거리 커플이 됐다. 2021년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 부부가 된 뒤에도, 타오 씨는 남은 학업을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아인 씨에게도 한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기회가 생겼다. 본국에 남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택했다.
“남편은 원래 베트남에서 박사과정 연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저와 함께하고 싶다며 한국을 선택했어요.” 타오 씨는 환한 미소로 남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인 씨도 “2024년에 서울에서 3개월간 지낸 경험이 있어 한국 생활이 낯설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있고 싶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두 사람은 전북대학교 기혼자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며 2029년까지 각자의 전공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아인 씨는 의과대학에서 간담췌외과와 간이식을, 타오 씨는 치과대학에서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선진 의료 환경 역시 이들이 전북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아인 씨는 “유학은 어느 나라에서든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 부부는 한국 의료 환경의 강점을 높이 평가했고, 높은 수준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한국 교수들의 문제 해결 방식과 접근 과정 자체를 배우고 싶어 함께 한국을 택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모르는 게 많아도 친절한 한국이 고마워요”
“한국어가 서툰데도 주변 분들이 항상 친절하게 문화와 예절을 알려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국 생활임에도 두 사람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어려움이나 오해는 크게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로 함께하기에 낯선 환경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이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음식이 입에 잘 맞아 주말마다 외식으로 한식을 즐긴다고 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김치에 공깃밥, 냉면, 육개장, 김치찌개, 닭갈비 모두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순대국밥은 베트남 음식이랑 비슷해서 특히 좋아합니다!”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음식 이름만큼은 또렷한 한국어로 유창하게 나열했다.
전북에서의 부부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두 사람은 연구와 수업을 마친 후 학교와 기숙사 근처를 함께 산책하는 것을 일상의 즐거움으로 꼽았다. “대학가는 학생들로 활기차서 좋아요. 숲과 초록색을 좋아해서 건지산 산책도 정말 즐겨요.” 두 사람이 추천한 ‘최애’ 장소다.
아인 씨는 “전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도시예요. 이곳에서의 삶이 편안하고 즐겁습니다”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고향에서 기여하는 의사 부부가 되는 것이 목표”
박사과정을 마치는 2029년, 두 사람은 고향 베트남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한국에서 배운 의학적 성과를 고향에 적용해 현지 의료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아인 씨는 “베트남은 아직 물리적 치료와 수술 중심인데, 한국은 유전학 등 신기술이 앞서 있어요. 이를 배워 귀국 후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타오 씨 역시 “한국에서는 최신 장비를 폭넓게 접하며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어요. 본국에 돌아가면 이 기술들을 접목해 현지 의학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습니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인터뷰 말미, ‘부부의 날’을 맞아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두 사람은 수줍은 미소를 나누며 눈을 맞췄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서 둘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좋고, 같이 걷고 요리해 먹을 수 있어 더 좋아요. 혼자일 때보다 함께일 때 행복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말을 마친 두 사람은 카메라를 향해 누구보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작은 하트를 그려 보였다.
문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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