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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강현욱 도백 잔혹사' 데자뷔

사실상 당의 결정에 석연찮은 은퇴 
공직자에 덕장 평가, 새만금 개발 공로
당내 실력자와의 역학관계도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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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현 전북도지사와 강현욱 전 전북도지사. 전북일보 자료사진

송하진 전북지사가 18일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정계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강현욱 전 전북지사와 그의 입장이 오버랩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공직사회와 정계에서 ‘덕장’으로 평가받았고, 새만금 발전에 누구보다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송 지사와 강 전 지사를 둘러싼 세부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당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인 공천 탈락은 정치에서 영원한 ‘아군’ 도 ‘적군’도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도백 잔혹사의 이면에는 새로운 얼굴을 희망하고 기대하는 상대편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점. 그리고 승리를 위해서는 언제든지 변화무쌍한 얼굴을 할 수 있다는 게 '권력의 속성'이라는 이면을 보여줬다. 

송 지사는 3선, 강 전 지사는 재선에 제동이 걸렸다. 3선과 재선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모두 민선도정 재집권에 강한 의욕을 보여 왔고, 이들의 거취여부가 정치권과 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다. 

도백에서 물러나는 모습은 사뭇 다르지만 이들의 은퇴 배경에는 "당내 실력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남겼다. 

당시 열린우리당 김완주 지사 후보가 강현욱 지사를 방문해 선거운동 초기의 일에 사과하고 정책계승을 약속한 것 역시 지금의 송 지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 송 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편한 관계도 강현욱-김완주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강 전 지사는 후배 정치인들의 강한압력을 거세게 받아왔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엔 그를 둘러싼 비판보다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원로였던 만큼 포섭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이는 송 지사의 경쟁자였던 김관영, 김윤덕, 안호영 전북지사 경선후보가 송심(宋心) 끌어안기를 한 모습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다만 도백에서 은퇴하면서 한 발언은 강 전 지사보다 송 지사의 입장이 직접적이었다. 강 전 지사는 불출마 선언 여부를 놓고도 한바탕 진통이 있었다.

강 전 지사의 선거준비 캠프에서 일해온 황석규 도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부터 신상발언을 요구받자 단상에 나와 격앙된 목소리로 강 지사를 대신해 불출마 선언을 한 이승우 정무부지사를 비난하고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 전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의사를 표명한 뒤 입장을 번복하게 된 3일 밤의 행적에도 온갖 추측과 소문이 난무했다. 강 전 지사는 불출마 선언 이전 행방불명이 되면서 납치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강 전 지사는 “5·31지방선거 불출마 결정과정에 어떤 외압도 없었으며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송 지사의 경우는 말문은 은유적이었다. 다만 컷오프 결과에 수용하는 것은 아니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은퇴 선언 이후 잡음이 없는 것도 그의 분명한 표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재심을 신청해 “컷오프 결정이 부당하다” 면서 자신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송 지사는 정치 인생을 마감한 뒤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1%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저는 아직 건강하고 힘이 있다“고 답했다.

강 전 지사의 경우 불출마 선언까지 '전북정치의 맹주'였던 정계실력자와의 관계와 영향력에 시선이 모아졌다. 

송 지사 측은 실명을 밝히지는 못하고 있지만, 당내 실력자의 입김을 의심하고 있다.  

여러 풍문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 모두 중앙당의 결정이 은퇴의 결정적 계기가 됐고, 이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점은 분명하다.

송 지사의 은퇴 기자회견과 강 전 지사의 퇴임식에서의 복받치는 감정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후문이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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