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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에 매몰된 전북, 그러나 도약할 전북

김성수 전 전북펀드7조포럼 대표·연구소장

전북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본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의 언어는 넘쳐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전북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는 늘 격렬했지만, 산업과 일자리, 인구와 재정의 구조는 오히려 더 취약해졌다.

문제는 정치가 없어서가 아니다. 전북의 문제는 정치가 너무 많았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전북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아니면 정치를 도구로 삼아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그동안 전북의 정치는 ‘누가 이기느냐’에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 정책은 선거를 위한 장식이 되었고, 지역의 현안은 중앙 정치의 논리 속에서 소비되었다.

선거 때마다 거창한 약속은 쏟아졌지만, 임기 중반이 지나면 책임지는 주체는 흐려졌다. 정치는 남았지만 성과는 남지 않았다.

이 구조가 반복되는 동안 전북은 인구 감소, 산업 공백, 청년 유출이라는 삼중의 위기에 직면했다.

농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농업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지탱하기는 어렵다. 제조업은 약화되었고, 신산업은 구호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는 치열했지만, 전북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실패해 왔다.

이제는 정치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정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치의 성과는 선거 승리가 아니라, 산업이 만들어졌는지, 일자리가 늘었는지, 지역에 사람이 남았는지로 평가되어야 한다.

전북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실행 구조’다. 국가사업을 얼마나 따왔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전북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었는지를 따져야 한다.

대규모 예산 유치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지역 기업과 노동, 청년에게 어떻게 귀속되는가이다.

정치가 앞에 서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가 뒤에서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하나 짚어야 할 점은, 전북이 중앙 정치의 ‘안전한 지역’으로 소비되어 온 현실이다. 선거 결과가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는 이유로, 전북은 정책 실험과 도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왔다. 정치적 안정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정이 아니라 정체에 가깝다.

이제 전북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재정과 권한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정치는 그 설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정치가 앞에 나서 박수를 받는 동안, 지역의 문제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 정치가 강해졌다고 느껴질수록, 전북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더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전북은 정치의 무대가 아니다. 전북은 정치가 봉사해야 할 대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치가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정치다. 정치가 전북을 소모시키는 구조를 끝내고, 정치가 전북의 산업과 일자리, 미래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을지, 그 선택의 책임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있다.

전북을 정치에 매몰시킬 것인가, 정치를 이용해 전북을 발전시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앞으로 전북의 10년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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