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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는 인수위의 시간⋯지역의 4년을 좌우한다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선 9기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주민들의 관심은 선거 결과를 넘어 당선인들이 꾸릴 인수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인수위원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치되는 한시적 기구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와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활동 기간은 당선 직후부터 단체장 취임 후 20일까지 한 달 남짓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에 마련된 청사진은 향후 4년간의 도정과 교육행정, 시정·군정의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선거가 주민들에게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면 인수위원회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짜는 단계다.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이 실제로 추진 가능한지,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조직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에서는 인수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전임 행정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은 정파와 관계없이 계승·발전시키고, 한계가 드러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전임 지우기도 경계해야 하지만,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 정책을 답습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의 연속성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는 단순히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 플랫폼이 돼야 한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 산업구조 전환, 지방소멸 위기 등 지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새만금 개발과 첨단산업 육성, 국가예산 확보, 균형발전 전략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인수위원 인선도 중요하다. 선거에 대한 보은이나 논공행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계와 산업계, 시민사회, 청년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폭넓게 담아낼 때 정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진정성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인수위원회는 당선인의 철학을 행정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주민들이 선택한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변화와 성과다. 인수위원회가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민선 9기의 성공 여부도 상당 부분 결정될 것이다. 한 달의 인수위 활동이 지역의 4년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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