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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청암문학상에 이형구 시인 선정

제7회 청암문학상에 이형구 시인이 선정됐다. 청암문학상은 언론인 출신으로 전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철규 시인이 지난 2018년에 제정해 매년 1명씩 70세 미만 문인을 대상으로 작품성과 문학 활동을 고려해 수여하는 상이다. 청암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미애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김남곤·소재호·안도·김사은·전길중 작가가 심사했다. 심사위원들은 이형구 시인의 시집 <생명의 먹줄을 놓다>에 주목했다. 심사위원들은 “이형구 시인의 시 세계는 ‘사유를 통섭해 낸 듯이 시의 내면을 구조화하고 있으며, 자연 만물이 영성을 지닌 대상으로 마주 서서 감정이입의 단계를 거쳐 의인화한 사상의 형상화를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시인의 시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 부족한 저에게 심사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청암 선생님의 상을 받게 돼 꿈만 같다”며 “수상 소식을 듣고 고개 들어 저 하늘을 다시 보았다. 정말 이제부터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정진하라는 회초리라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형구 시인은 2001년 계간 <공무원문학> 가을호에서 ‘세월’ 외 2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곁에 두고 싶은 사랑>, <갯바람은 독공중>, <생명의 먹줄을 놓다> 등이 있다. 현재 이 시인은 (사)한국미래문화연구원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생활법률전도사로도 알려진 그는 전북대 및 우석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알기쉬운 생활법률’을 강의한 법학박사이기도 하다. 한편, 시상식은 다음 달 12일 오후 4시 전주 백송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01 15:22

문학의 혼 불태우다…제30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 개최

제30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과 열린시문학회가 29일 오전 11시 전주 인후도서관 3층 배움터에서 개최됐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 주최로 열린 시상식에는 제30회 열린시문학상을 수상한 이채영 시인(69)과 이문형 시인(69)이 참석해 각각 상패와 상금 100만원 씩 수여했다. 이번 열린시문학상 심사를 맡은 송희 시인은 "두 분 시인은 열린시문학회에서 쉼없이 오랜 기간 시문학에 전념한 시인들"이라며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며 높은 작품성과 시문학에 대한 열정에 감동해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평했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장 이재숙 시인은 인사말에서 "1989년 ‘열린시문학회’를 세우고 한결 같이 시창작교실을 이어오신 이운룡 시인님을 기리며 상금을 후원해주시는 윤석정 명예시인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형구 전북시인협회 회장과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전북 문인 40여 명이 참석해 이채영·이문형 시인의 수상을 축하했다. 시상식에 이어 각 수상자의 시를 홍경숙·곽경애 문인이 낭송해 행사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보에 연주를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수상자 이채영 시인은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열린시문학회를 만난 것은 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수상자 이문형 시인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더욱 내밀한 시인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9 17:33

사계절을 품은 녹색 시(詩)…차호일 시집 '그대 발길 머문 곳에'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영역에서 산림이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상은 문학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산림 문학이 대두되면서 산림 문학이 부상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산림 문학은 기후와 환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산림 문학을 집필하는 저자들의 경우 산림체험을 수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산림 체험을 통해 장르로서의 산림 문학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호일 녹색 시집 <그대 발길 머문 곳에>(다솜출판사)는 산림에 대한 관조적 관점으로 쓴 시를 비롯해 체험을 통해 발견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서사적으로 서술한다. “이토록 짧은 계절/겨울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쌀쌀하고 외롭다/서둘러야 한다/이 가을 지나면 또다시 무지막지하게 기다려야만 하는데/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추위를 이겨낼 힘/외로움을 이겨낼 힘을 길러야 한다/겨울이 오기 전에/(‘나무처럼’일부)” 총 4부로 구성된 시집 <그대 발길 머문 곳에>는 사계절을 품은 74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집을 읽은 한 독자는 “그의 작품에는 숲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기후와 환경에 관심을 두는 녹색주의적 사고가 깔려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서울 출생인 차 시인은 그동안 <아주 오래된 기억> <공주기행>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현장 중심의 현대시론> <디지털시대 우리문학 다시읽기>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8 19:06

허호석 시인 열아홉 번째 시선집 '동행' 출간

평소 "시도 멋과 맛이 있어야 한다"는 마음을 시상에 담아낸 허호석 시인이 열아홉 번째 시선집 <동행>(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서정시 선집 64편과 청소년시 선집 31편, 동시 선집 84편으로 구성된 이번 책은 시적 역량을 과시하기 보다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채워 넣었다. 특히 시인은 자연과 일상 속 소재를 간결하고 감성적 언어로 표현한 시들을 배치해 담백한 시의 맛을 선사한다. “내일이 있으므로/오늘이 있는 거지/새날의 이정표가 있을/그 어디쯤에/사랑을 저축할 둥지를 향해/동행하는 내일의 길 있으니/어디라도 외로울까/님이 있으므로/내가 있는 것을!//(‘동행’ 일부)" 안도현 시인은 “허호석 시인은 원초적인 그리움 때문에 시를 쓴다고 말하고 싶다”며 “아동문학가이면서도 서정시는 물론 청소년 시 분야까지 폭넓은 문학적 소양을 간직한, 조용히 작품으로 말하는 시인”이라고 밝혔다. 정성수 시인은 “어느 시를 읽어도 서정적 매력이 넘치는 시심을 간직한 작품으로 말하는 시인”이라며 “또 읽고 싶은 매력에 취하게 한다”고 평했다. 1937년 진안군 상전면에서 태어난 허 시인은 1978년 아동문예와 1983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진안예총 초대 회장,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전북문인협회 이사, 전북시인협회 고문, 한국미래문화연구원 이사, 진안예총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8 19:05

결연한 위로를 건네다 …김광원 시집 '있음과 없음 너머'

김광원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있음과 없음 너머>(문예원)를 출간했다. 그동안 만해 한용운의 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관련 저서를 출간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해 탐구했다. ‘김광원’이라는 인간 자체에 천착해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삶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시인은 세상과 사람들을 관찰하며 어울렸고 지금의 자신이 됐다. “언제쯤이면/이/무거운 팔다리가/달아날까요//언제쯤이면/이 땅을/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요.// 빙빙 돌아도/ 어지럽지 않아/ 기쁜/ 날개//나에게도/ 과연/ 손님이 오실까요.//마당 쓸 날이 올까요.(‘풍뎅이’전문 )” 어린 시절, 풍뎅이를 잡아서 놀던 끔찍한 추억을 형상화한 작품 ‘풍뎅이’는 그 시절 즐거웠던 기억이 지독한 아이러니로 전복되면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김 시인은 “변하는 모든 것들은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불생불멸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라며 “빛나는 것들을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보낼 것인가. 변하는 것들을 바라보면 변하지 않는 것의 내부가 보인다”고 시인의 말을 통해 밝혔다. 그가 밝힌 것처럼 시집 <있음과 없음 너머>에서는 모든 사라지는 존재에게 묵묵하고도 결연한 위로를 건넨다. 특히 삶이라는 반복에서 느껴지는 허무와 무력감을 깊이 응시하는 일관된 태도는 시인이 자기 내면에 대한 인식이 더욱 깊고 견고해졌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시집 안에는 박종수 화가의 축화 한 점이 실려 있다. 우주를 품고 있는 인간 내부의 신비로움과 환상을 시각화 한 것으로, 시집 <있음과 없음 너머>의 세계를 은유적으로 암시한다. 강상기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김광원 시인은 어둠이 걷히고 새날이 밝아올 날을 기다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올곧게 제시함으로써 세속적인 욕망의 충족을 위안으로 삼지 않는다. 이타적인 삶은 저 낮은 골짜기 개똥밭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추천사를 통해 설명했다. 1956년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전주고와 원광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시문학 우수작품상으로 등단했으며, 군산문학상과 소태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만해의 시와 십현담주해> <님의 침묵과 선의 세계>가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8 19:04

지극히 과학적인…'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UFO'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매혹된 괴짜 과학자가 있다. 지난 2011년 <UFO 신드롬>이라는 책을 출간해 이목을 끌었던 맹성렬 우석대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확인 비행물체(UFO)와 관련된 주제를 연구하고 UFO 현상에 대해 탐구하는 그가 최근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UFO>(생능북스)를 펴냈다. 이번 책도 기상천외한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주제로 UFO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저자의 논문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UFO 현상의 복잡성을 추론한다. 또 UFO 목격과 외계인의 만남이라는 희귀한 현상까지 한데 모아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다뤄낸다. 1995년 문화일보 김선규 기자가 찍은 가평 UFO 사건, 미국 뉴멕시코 주 로스웰 목장에 UFO가 추락한 로스웰사건 등은 서두부터 흥미롭다. 무엇보다 저자는 언급한 사건들에 대해 진위 여부를 검증하려 하기보다 이러한 일이 발생했고, 사람들은 관련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탐색함으로써 책을 단순한 흥밋거리로 전락시키지 않는다. 때문에 UFO에 관심 있는 독자를 비롯해 과학과 철학,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궤도의 과학 허세>를 집필한 저자 궤도는 추천사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우주로 돌리며 상상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우주와 접촉하고자 하는 뚜렷한 열의를 지닌 인류라는 종의 위대함 속에서 빛을 발한다”며 "우리는 지극히 과학적인 외계 행성의 탐사로 눈을 돌려 행성계 탄생의 비밀을 풀어볼 차례가 됐다"고 밝혔다. 책은 1부 UFO 신드롬, 2부 1995년 한국 상공의 UFO, 3부 로스웰 사건의 진실, 4부 1947년 미국 UFO 웨이브 등 총 10개 챕터로 구성됐다. 저자가 직접 수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UFO 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져 있어 UFO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맹성렬 교수는 책 마무리 말에서 “UFO는 존재한다. 우리의 과학 기술 수준을 완전히 넘어선 고도의 문명과 관련된 그런 존재들이 UFO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들이 우리에게 뭔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맹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5년간 냉철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류 문명사에서 해명되지 않은 난제들을 탐구하고 있다. 현재는 우석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과·전기자동차공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UFO신드롬>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등 다수를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8 19:0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김중미'느티나무 수호대'

경북 예천에는 천연기념물 제400호로 지정된 팽나무가 있다. 5월에 누런 꽃을 피운다고 해서 ‘황 씨’ 성을, 근본이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목근’이라는 이름을 받은 이 나무는 재산세까지 낼 정도로 존재감이 있다. 김중미 작가는 이 나무의 이야기를 씨앗으로 품어 청소년 소설,『느티나무 수호대』를 발간했다. 이 책은 ‘2024 전주 올해의 책, 청소년 부문’으로 선정되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대포읍’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서 수백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마을 사람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눈 존재로 묘사된다. 느티나무 안에는 '느티 샘'이라는 정령이 살고 있으며, 이 정령은 아이들을 나무 안의 세계로 초대해 그들을 돌봐준다. 이 판타지적 설정은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현실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주인공 도훈이는 베트남에서 온 엄마와 살 때도 언어와 문화의 벽을 느끼며 소통하지 못해 외로워하는 중학생이었다. 부모님의 이혼 후 더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고립되지만, 우연히 느티 샘을 만나면서 친구들을 사귀고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경험을 한다. 친구들과 결성한 댄스 동아리 ‘레인보우 크루’ 활동을 통해 더욱 소속감과 자존감이 생기고 느티 언덕을 지키기 위한 연대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느티 샘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을 환대하며, 아침을 굶는 아이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고, 친구가 없는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너희의 권리와 행복을 지키려면 알아야 할 것이 많아. 그 앎이 너희의 힘이 되어줄 거야."라며 책 읽기를 권장하고, 때론 친구이자 엄마로서 또 선생님이 되어 앎과 지혜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지역과 연대하여 지역을 살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김중미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느티 샘이 만들어 준 공간을 찾는 아이들은 저마다 돌봄이 필요한 처지이다. 다문화 배경을 가진 청소년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마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돌봄과 연대의 필요를 절감하게 된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나무가 된다. 무너지고 나약해져 포기하려는 친구를 향해 “뛰어갈 수 없으면 걸어, 걸어갈 수 없으면 기어. 너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하는 거야. 무릎 꿇지 마, 무너지지 마.”라며 방탄소년단의 노래로 친구를 격려하고 세워주며 공동체의 주역이 된다. 이처럼 느티나무와 느티 샘은 아이들이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배경이며 자연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체득하는 현장이 되어준다. “희망은 언제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슬픔과 절망을 거름 삼아 싹을 틔운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모든 외로운 마음들이 다시 연결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가치들을 일깨우며, 깊은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소설이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 출신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이후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 진행하며,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오디오북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8.28 15:57

한평생 생명·평화·정의의 길을 찾아 엎드려온 사제 문규현 이야기

문규현 신부에 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전주의 작은 출판사 ‘파자마’가 <너 어디있느냐>를 펴냈다. 글쓴이는 문상붕, 이정관, 장진규, 형은수로 도내에서 30년 넘게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쳐온 교사들이다. 20여 년 전부터 문 신부와 함께 ‘청소년 뚜버기’ 활동을 하며 길을 걷고 얘기를 나누며 문 신부의 생각과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최근 은퇴한 이들은 문 신부의 삶을 기록하고, 고난의 길을 찾아 걸어왔던 그의 삶에서 인간의 품위를 찾아내고자 이 책을 썼다. 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는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 2부는 사제가 된 문규현의 모습, 3부는 평양에 있는 임수경과 함께 분단의 벽을 넘는 과정이 담겼다. 이어 4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를 하는 고난의 시간이, 5부에는 문 신부가 살아온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리했다. 특히 4부 ‘생명과 평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개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게 한다. 글쓴이들은 이번 책을 “통일이 멀어지고, 생명이 죽어가는 시대에 통일과 생명의 소중함을 우리 또한 느끼고 함께 하기 위한 책이자,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품위 있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은 책”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8.22 18:03

'자의식과 실존에 대한 의식'⋯이경아 시인, '길 위의 각을 세우다'

자의식과 실존에 대한 의식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시를 쓰는 작가가 신작을 발표했다. 이경아 시인이 아홉 번째 시집 <길 위의 각을 세우다>(인간과 문학사)를 발간한 것. 이 시인은 시집 속 시인의 말을 통해 “내 사랑이 오늘로 끝일지라도, 영원을 초월하는 사랑이 아닐지라도, 잠시 천둥 번개 치듯 요란하다”며 “아무렇지도 않은 날들이 될지라도 내 마음속 깊이 뿌리내린 겨자씨 같은 사랑의 씨앗이 눈을 떠 하늘로 두 팔 벌려 푸르게 나부끼는 뭇새들의 노래로 평안한 안식처가 되길”이라 소망했다. 이는 시에 대한 순수하고 원초적인 감수성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시인의 의지가 함축된 메시지다. 총 71편의 시를 담고 있는 시집은 5부로 나뉘어 구성돼 있다. 각 부는 ‘가벼운 마음으로’, ‘있음도 없음도 아닌’, ‘빙하’, ‘아쉬운 길 끝에서’, ‘하늘이 반쯤 눈을 감고’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시집 속 이 시인은 기존에 존재하는 대상에 끊임없이 말을 건다. 이때 시적 언어에 의해 드러나는 대상은 단순한 밑그림에 그치지 않고, 인간적인 관점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시의 의미를 탄생시킨다. 언뜻 보면 그의 시는 의미가 투명해 존재의 수수께끼 같은 것은 감추어져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음미해 보면, 그의 시는 존재의 숨은 침묵을 호명해 새로이 의미를 밝히려는 노련한 시적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유인실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시적 대상들의 디테일을 그의 시선으로 포착해 새로운 의미를 탄생시킨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독자들은 새로운 사유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 하나를 얻는 등 시 읽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좋은 시란 구조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시를 말하는데 시상의 흐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비유에도 참신성과 독창성을 담지한 사유의 깊이가 있어야 한다”며 “시의 이러한 근본적인 맥락에서 볼 때, 이경아 시인은 좋은 시를 쓰고 있는 시인들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시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산 출생인 이 시인은 1965년 성원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청사초롱문학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한국본부전북지역위원회 회원, 기픈시 동인, 나루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문학상, 한국문학백년상, 한국현대시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저서로는 시집 <물 위에 뜨는 바람> 외 8권, 시선집 <가끔은 삶이 아파하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8.21 17:59

순수한 언어로 세상을 노래하다…유영숙 시집 '비가 오면 나를 씻는다'

선명하고 순수한 언어로 세상을 노래하는 유영숙 시인이 시집 <비가 오면 나를 씻는다>(시와산문사)를 펴냈다. 시인은 일상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들끓는 마음을 77편의 시 속에 담아냈다. 삶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내밀하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명징하게 직조해 독자들에게 입체적인 시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빗물이 유리창에/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날/우울이 밀어 올리는 목젖은/축축하면서 묵직하고 쓰다/비가온다/(…중략…)/오늘 같은 날/빗물이 우울을 불러들이는 날에는/젖어 들어오는 침묵이라도/마주하여 겸상을 하고 싶다”(‘비 오는 날에’중에서) 특히 시인은 시에서 '비'라는 소재를 자주 사용한다. '비'라는 소재는 그에게 중요한 시적 기제이며 문학과 삶에 도달하는 지향점을 은유하는 수단인 셈이다. 김영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작품에 등장하는 비는 눈물과 씻김, 소생이며 성장과 공생, 공진화까지 함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물을 관통하는 사유를 씨실로 하고 자연의 섭리를 통찰하는 혜안을 날실로 하여 직조해 낸 수평의 시집이다"며 “계절을 문학적 자양분 삼아 계절과 시인의 사유가 이물감 없게 잘 교직해 구도적 무늬를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유 시인의 시는 낙천성과 긍정의 심성으로 삶의 고통과 슬픔을 툭 털어내면서 고달픈 존재들의 상처를 쓰다듬는다. “철탑과 철탑 생을 잇는 전선 위로/무심한 듯 구름은 바삐 지나고/계절은 통증을 느끼기도 전에/땅 위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다(…중략…)//지글지글 삼겹살이라도 구우며/누구에게라도 소식 전하고 싶은 날이다/(…중략…)/밤하늘에 총총한 별들에게라도/안부를 전하고 싶다”(‘안부’ 중에서)며 불안과 고독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시인의 시집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안부의 손길을 건넨다. 시인은 2013년 계간지 <시와 산문> 시 부문에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전북문인협회, 고창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 고창시맥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1 17:59

독특한 플롯의 선구자 정영문 작가, 소설집 '겨우 존재하는 인간' 복간 재출간

독특한 플롯의 선구자, 정영문 소설가의 <겨우 존재하는 인간>(앤드)이 복간 재출간됐다. 1997년 초판 발행 이후 오랫동안 절판되어 희귀도서로 고가에 판매됐던 소설은 정영문 작가의 데뷔작이자 첫 소설이다. 소설은 교직생활을 청산한 한 남자가 권태의 수렁에 빠져 보내는 일상을 천착했다. 주인공은 교직을 그만두고 어머니가 주는 생활비로 살아간다. 그가 하는 일은 공원의 벤치에 나와 앉거나 거리를 배회하면서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전부다. 그러던 중 삶의 괴로움을 토로하는 타인들을 만나게 되고 급기야 한 남자의 목을 졸라 죽이고 만다. 그러나 그들은 주인공의 또 다른 분신일 뿐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상식적인 삶의 궤도를 의심하고, 해부한다. 특히 27년 전 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노 범죄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심리를 관통하는 작가의 예언적 통찰은 독자와 평단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 일상의 탈출 욕구가 한순간에 파괴 충동으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독자는 삶의 맹목성에 저항하는 한 인간의 처절한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집필 의도다. 책은 본질을 꿰뚫고 나아가려는 집요한 시선과 끈질긴 문체로 장르적 경지를 보여준다. 정영문 소설가는 1996년 <작가세계>에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90년대 한국문학의 독특한 플롯을 구축한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광대>,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 <바셀린 붓다>등이 있다. ​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21 17:58

양선 그림책 작가,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 발간

버려진 물건으로 놀이공원을 만든 재활용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동화책으로 출간됐다. 양선 그림책 작가가 <할아버지의 특별한 놀이공원>(미디어창비)을 발간한 것. 그림책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 별난 놀이공원을 만들었던 양 작가의 외할아버지인, 고(故) 김갑희 할아버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김 할아버지는 생전 농촌 마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약 3300㎡의 본인 소유의 땅을 직접 다지고 손수 놀이기구를 제작해 ‘노로공원’을 열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이렇듯 특별한 할아버지의 사연은 당시 여러 방송과 도서 등에 소개되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점차 놀이공원의 색이 바래듯, 사람들의 관심 역시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깊은 잠에 빠져 있던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은 우연히 오래된 사진 한 장을 통해 양 작가에게 발견됐고, 이후 오랜 시간을 공들이고 다듬은 끝에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책은 1992년 문을 연 할아버지의 놀이공원을 지금의 어린이 독자들에게 ‘추억’이라는 섬세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또 그는 책을 통해 놀이공원이라는 꿈의 공간에 담긴 기쁨과 설렘, 쇠락한 공간에 대한 애틋함 등을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조의 그림과 담담한 어조로 그려냈다. 양선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저서로는 그림책 <반짝이>, <잠이 솔솔 핫초코> 등이 있다.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 ‘잠이 솔솔 핫초코’는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8.21 17:5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이소애 <몽돌이라 했다>

사계절이 시인들에게는 춘궁기다. 영상매체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대형서점에 가도 시집 코너는 구석에 있어 찾기 어렵다. 시장만 탓하기엔 개운치 않은 것이 시인과 독자 간극이 크다. 치열한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시는 어려워지고 독자는 갈피를 못 잡고 소외된다. 게다가 비평가의 취향과 기호에 따른 해설은 독자 자신의 문해력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누군가는 안이한 독서 태도를 비판하며 독자에게 수준 높은 이해와 몰입을 요구한다. 다행히 시에 대한 낭만적 관념과 치기라는 접점이 있어 멸절되지 않고 세계의 작동방식으로써 기인한다. 이소애 선생의 시 에세이 『몽돌이라 했다』는 시 84편에 감상과 해설을 덧붙인, 시의 근원적 가치가 무엇인지, 시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다. 지면상 몇 작품만 소개해 본다. 복효근 시인의 “몽돌해변은 돌의 수도원 통성기도가 적막으로 수렴되는 곳”(「꿈꾸는 돌」)에서 “몽돌은 처절한 고독과 아픔을 곱디고운 참회로 마음을 다듬었”다고 본다. “꽃밭에 꽃 꽃 꽃 가득 피었다 / 꽃밭에 한번 엎어져 보자던 그, 사람 오지 않고 / 꽃밭에 꽃 꽃꽃 시든다” 김용옥 시인의 「그리운 사람」. 이 짧고 담담한 시 한 편은 어째서 이리 쓸쓸하고 가슴을 아리게 하는가! 인간 보편정서 사랑과 ‘욕망’을 꽃이라는 관능적인 사물로 내면화하는 걸 두고 선생은 “그리움은 몸이 기억한다. 몸에 스며든 감정은 매일매일 꽃처럼 피어난다”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걸맞은 표현이다. 강연호 시인의 「감옥」도 반갑다. 물리적으로 갇혀있는 아내는 노상 즐겁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로운 그는 오히려 출구를 찾지 못하고 세상에 갇혀 운다. 세상과의 전복과 대치 속에서 생활인 그는 한없이 외롭다. 인간이면 누구나 앓고 있는 ‘존재론적 고독’에 대해 선생의 “내부에 파도치는 격랑이 아닐까. 안식처를 잊고 바람처럼 방황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갇혀있다고 스스로 생각할 때가 있다. 마음이 묶인 감옥에서 울어 본 사람은 안다.”라는 감상은 누구라도 공감할밖에. 문신 시인의 “이발소 의자에 앉아 빗소리 들었다 일흔의 이발사도 같이 듣는지 가위질 소리가 못내 예전만 못하였다 몸 낮춘 빗방울들이 일흔 살의 느린 선율 같아 때때로 사무쳤다(중략) 이발소 거울 속에서 한 생이 우기처럼 종일 흘러가고 있었다 아, 한 마리 초식동물이어라 조만간 이 우기를 혁명처럼 건너가겠구나”(「단골」) 다 읽은 뒤 필자는 한참을 ‘몸 낮춘 빗방울’이 된다. 게다가 이소애 선생의 풀이말은 또 얼마나 곡진하고 사무치는지! 독자들이여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이 외에도 안성덕, 배귀선, 유은희, 도혜숙 시인 등의 작품들과 시 해설도 좋다. 이들 공통점은 자의식과잉에 빠진 작품이 아니어서 난공불락의 해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시는 슬픔을 더 슬픔답게, 파괴를 파괴답게 하는 장르다. 시는 견디는 작업이다.”라는 김해순 시인의 말이 유아독존, 자기 고립을 천명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내면에서 충돌하는 소리, 그 치열함에 대한 고뇌의 다른 표현인 것. 선생의 발자국을 따라 연결된 84개의 세계로 다녀왔다. 고립을 풀고 연민과 돌봄의 자세, 치유의 표상이자 연대가 가능함을 본 것이다. 선생은 우리가 취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삶의 균열을 미화하지 않는다. 다만 그곳에서 독자가 몽돌처럼 “처절한 고독과 아픔을 곱디고운 참회로 다듬”기를 바라는 것이다. 기명숙 작가는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8.21 17:57

군산 북페어 2024에 문학의 거장 황석영 작가 온다

군산 북페어 2024에 ‘한국문학의 거목’ 황석영 작가가 참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에 따르면 황석영 작가는 행사 첫날인 오는 31일에 류보선 문학평론가와 함께 ‘작가와 떠나는 책으로의 항해’라는 주제로 특별대담 시간을 갖는다. 이번 특별대담은 거장이 이야기하는 인생과 창작의 탐구를 담아낼 예정이다. 군산 북페어 2024는 책을 판매하는 자리이자 출판과 책의 의미를 탐구하는 장인 북마켓, 주제강연, 낭독회, 워크숍,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황석영 작가의 대담에 이은 또 다른 이벤트로 김현‧유현아‧이소연‧전욱진(세월호 낭독팀) 강사와 함께하는 ‘다양한 문학작품에 녹아있는 군산 이야기 낭독회’가 열린다. 이어 지역 서점 운영자인 이기섭(땡스북스), 정은영(봄날의책방), 김인혜(더폴락)씨를 비롯해 정지혜(사적인서점)씨의 진행으로 ‘서점은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켰냐?’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 장이 펼쳐진다. 행사 2일 차(9월 1일)에는 일본 도쿄B&B서점의 우치누마 신타로 대표 및 해외의 서점 운영자들과 함께하는 강연이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 2030세대의 책 문화를 이끄는 젊은 작가들의 솔직한 대화를 들어볼 수 있는 ‘우리 시대 책의 의미’도 주목할만 한 이벤트다. 씨네21 기자 이다혜가 사회를 맡은 북토크는 90년대생 작가 박참새, 서한나, 조예은이 참여한다. 북디자인 전시 ‘펼친 면의 대화’와 연계한 저자 전가경, 북디자이너 박소영의 토크도 꾸려진다. 이외에도 아티스트 김명수와 함께 다양한 주제를 자유로운 형식에 담는 잡지, 진(Zine)을 만드는 워크숍을 통해 독자들이 직접 책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도 준비됐다. 북마켓과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특별대담 및 낭독회 등 프로그램은 19일부터 군산북페어 홈페이지(gsbf.kr), 시립도서관 홈페이지(lib.gunsan.go.kr)에서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잔여석은 현장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군산북페어 2024에 대한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일정과 자세한 사항은 군산북페어 홈페이지 및 공식 인스타그램(@gsbf.kr)을 참조하거나 북마켓·전시·워크샵은 소통협력센터 군산(063 464 1507), 주제토크·낭독회는 군산시립도서관 도서진흥계(063 454 5630)로 문의하면 된다. ​

  • 문학·출판
  • 이환규
  • 2024.08.19 15:08

'2024 만해문예대상' 김용택 시인… 잔잔한 삶이 모여 시(詩)가 되다

‘김용택’이라는 책이 있다. 대부분의 인생이 그렇듯 예상치 못한 선택으로 주인공 김용택(76)의 삶도 완전히 바뀌었다. 학창 시절 교과서 이외에는 책을 접한 적 없던 그는 교직 생활을 시작하며 책과 친해졌다. 글을 읽다 보니 생각이 떠올랐고, 생각을 정리한 글은 시(詩)가 됐다. 특별히 ‘시를 어떻게 쓰겠다’ 생각한 적은 없었다. 잔잔한 삶이 모여 이야기가 됐고, 이야기는 한 편의 시로 완성되었으니 말이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김 시인은 어느덧 42년 차 원로작가가 됐다. 대중에게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아 온 그는 최근 2024 만해문예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문예대상 수상 소식에 “어리둥절했다”는 시인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수상자가 맞는지 재차 확인했다고 한다. 스스로 문학상과는 거리가 멀어진 나이라고 생각했고, 작은 시골 마을까지 큰 상이 당도할 리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13일 전북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 시인은 “(문학)상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수상 소식에 정말 깜짝 놀랐다”며 “독자들이 제 시집을 읽어주는 것 자체가 큰 상이라고 생각해 왔다. 기쁘기도 했지만 어리둥절함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만해대상’은 평화대상, 실천대상, 문예대상 등 총 3개 분야에서 세계적 영향을 끼친 인물을 선정해 수상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김대중 전 대통령, 함세웅 신부,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 파친코 이민진 작가 등이 있다. 평소 자연을 관찰하고,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담백한 시편을 선보여 온 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시를 쓸 수 없었다.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삶에 대한 치열한 자세가 필요했다.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김 시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바깥세상의 이야기가 담긴 신문을 꼼꼼하게 읽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신문 읽기에 시간을 할애해 세상을 공부한 것이다. 그렇게 신문에서 배운 세상을 글로 옮겼다. 그는 “자연을 이야기하고 글로 쓰고 있지만, 제 이야기가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혹은 ‘자본이 극대화된 사회 속에서도 존재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고민한다”며 “치열하게 공부한 것들이 결국 시가 된다"고 했다. 지난 6월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을 출간한 김 시인은 현재 산문집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4∼5월 중에는 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바쁜 일정이지만, 시인은 살아온 지난날처럼 계속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했다. 사랑하는 고향 진메마을에서 섬진강을 벗 삼아 투박하지만, 다정한 일상을 보낼 것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13 18:06

"진메마을은 내 모든 글의 '고향집'"…김용택 시인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올해로 등단 42주년을 맞은 김용택 시인(76)이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마음산책)을 펴냈다. 암재 할머니, 탐리 양반, 얌쇠 양반, 빠꾸 하나씨, 큰당숙 등 김 시인은 그가 태어나 평생을 산 진메마을 사람들을 시(詩)로 불러냈다. “이 시집은 오래전 그러니까, 그때 내가 시를 읽고 세상을 배워가며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따로 써놓고 발표하지 않은 우리 마을 이야기들이다. 소박한 이 시집은 내 모든 글의 ‘고향집’이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에는 진메마을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하다. 시집의 시들 중에는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를 쓰면서 수록했던 시 일부와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열다섯 장이 함께 수록됐다. 특히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의 시선이 실감나게 그려져 진메마을의 정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를 몰고 고샅길을 간다/큰집 소도, 작은집 소도 붉은 살구씨를 밟고 집에 들어 몸을 뉘었다//(중략)/ 탕! 살구꽃이 우수수 졌다. 조금 늦게 떨어진 살구꽃잎이 죽은 빨치산 발치까지 날아가 있었다//(중략)// 생각만으로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으으으 신 살구는 일 년 된 새신랑들이 동네 사람들 몰래 제일 많이 따 갔다//"(‘살구나무가 있는 풍경’)처럼. 김 시인은 강인하지만 절제된 언어로 마을의 풍경을 그려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온 그의 시(詩) 세계처럼 이번 신간 역시 다정하다. 이처럼 40년 넘게 시를 발표하고 독자들과 호흡해온 시인은 올해 만해대상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김용택'이라는 견고한 문학세계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시인은 "상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며 "만해 대상이 매우 큰 상인데 이 작은 마을까지 어떻게 찾아왔는지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28회 만해대상 시상식은 오는 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1948년 임실군 진메마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9년 순창 농림고교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08년 8월 덕치초등학교에서 30년간의 교사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맑은날>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와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07 18:18

모든 순간의 기억을 사랑하는 작가… 백가흠 소설가 "왜 글을 쓴다고 해가지고" 발간

“그럼에도 왜 쓰냐면 이 모든 순간과 그 모든 순간의 기억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25년 차 성실한 소설가 백가흠 작가가 본인이 책 속에서 밝힌 글을 쓰는 이유다. 작가이기보다, 작가이고 싶은 시절의 백가흠이라는 인물을 담아낸 산문이 세상에 나왔다. 백가흠 소설가가 신작 산문집 <왜 글을 쓴다고 해가지고>(난다)를 발간한 것. 이번 산문집에서는 소설가로서 백가흠의 근원에 자리한 시간에 대한 상상력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백 작가를 온전히 담아낸 이번 산문집은 총 2부로 구성됐다. 먼저 소설가 백가흠의 문학론을 담고 있는 1부에서는 자신에게 ‘언제나 절실함을 요구했던’ 소설과 소설이 버거워 밤잠을 설치던 시절, 영원히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작가라는 직업의 절망과 환희를 열세 편의 글로 진솔하게 써 내려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동료 작가로서 백가흠이 읽은 소설과 시집에 대한 깊이 있는 리뷰를 담고 있다. 독서하면서 그가 느낀 순수한 설렘에 마음이 함께 동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1부와는 달리 마르케쓰, 나쓰메 소세키, 시인 김민정·안현미, 소설가 백민석·조경란 등 열네 편의 글에 실린 작가와 작품이 2부의 주인공이다. 특히 요즘 독자들에게는 현대의 고전일 수 있는 이 리스트는 백가흠의 통찰과 만나 더욱 신선하게 읽힌다. 백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여름, 중학생이었나,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무심코 돌아본 풍경에 가던 길을 멈췄다”며 “해가 막 땅속으로 꺼지기 전 지평선에 아슬아슬 걸쳐져 있었는데 그 풍광이 참 아름다우면서 슬펐다”며 과거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에 부려놓은 글들은 작가가 된 이후 해 지는 쪽으로 한 번 아주 멀리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가던 길로 돌아와 마주 앉은 문학의 저녁이고 일상이다”라며 “하루 있었던 일을 조잘대던 어린 동생들, 하루의 피로감을 감추고 마주 앉은 아버지, 소소한 행복의 멋쩍음을 잔소리로 대신하는 어머니 등 특별한 것 없지만, 없으면 안 됐던 순간에 대한 기억으로 가장 소중한 찰나를 담아냈다”라고 말하며, 책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백 작가는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로는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사십사四十四>, <같았다>,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짧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 산문집 <느네 아버지 방에서 운다> 등이 있다. 그는 현재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8.07 18:18

박상재 아동문학가 그림동화책 '과수원길' 출간

박상재 아동문학가와 볕든 그림 작가가 동요 과수원길을 모티브로 한 그림 동화책 <과수원길>(고래책방)을 출간했다. 동요 과수원길은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지낸 박화목이 작사하고 서울사대부속초 교장을 지낸 김공선이 작곡한 동요다. 1972년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해 발표됐다. 황해도 황주가 고향인 박화목은 큰아버지가 가꾸던 과수원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과수원길 시를 지었다. 이 시를 본 김공선 작곡가는 고향인 강원도 고성의 싱그러운 아카시아꽃 길을 생각하며 곡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재 아동 문학가는 “동요 과수원길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로 자리 잡았다”라며 “제 고향 물 맑은 시냇가에도 아카시아꽃이 싱그럽게 활짝 피어 있다. 아카시아꽃 그늘에서 해맑게 웃던 향이와의 추억을 반추하며 이 동화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1년 월간 <아동문예> 신인상, 한국일보 신춘 문예 동화로 등단한 그는 그동안 <도깨비가 된 장승> <잃어버린 도깨비> <도깨비와 메밀묵> <개미가 된 아이> 등 120여 권의 동화집을 출간했다. 방정환 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생명과문학 작가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8.07 18:1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최연숙 '경성 기억 극장'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도 그래.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니까.” 라고 말하곤 한다. 의기소침한 친구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 말이지만 사실이다. 어제 내가 한 일을 떠올려보면 순간 백지가 된 것처럼 아무 기억이 안 난다. 결국 핸드폰을 꺼내 카드 결제 명세를 보며 ‘맞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십 년 전의 어떤 일은 마치 방금 일어난 일처럼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 속에는 잊고 싶지 않은 애틋하고 소중한 기억도 있지만, 절대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추억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붙박이처럼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기억을 우리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최연숙 작가의 동화 『경성 기억 극장』에는 기억을 없애주는 장치가 나온다. 주인공 덕구는 자신을 돌봐주는 수현이 아저씨를 밀고했다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떨쳐버리려고 기억을 지운다. 덕구는 자신이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조선 학생에게 전쟁을 도우라고 연설한 여선생님과 필리핀에서 민간인을 폭격한 공군 비행사가 기억을 지우고 편안하게 돌아가는 걸 본다. 덕구는 고문당해 악몽을 꾸는 수현이 아저씨에게 기억을 지우라고 권하지만, 아저씨는 기억이 길잡이라며 거절한다. 나중에 자신이 했던 일을 알게 된 덕구는 다시 기억을 지우라는 말에 ‘기억을 지운다고 내가 한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며 고민한다. 기억을 지우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깨달은 덕구는 수현이 아저씨에게 사과하고 아저씨의 독립운동을 돕는다. 기억이 길잡이라는 말은 기억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그 기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경험했던 것들, 또는 그것에 대한 기억이라는 말이다. 만약 그런 기억이 사라진다면 잣대를 잃은 우리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기억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상의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처럼, 소소한 발견과 작은 기쁨으로 채워가는 순간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없을까? 힘들거나 외로울 때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팍팍한 삶을 여유로 바꿀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기억을 기록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먼지 쌓인 일기장을 꺼내 몇 년 전 날짜가 적힌 종이를 넘긴 뒤 오늘 발견한 사소한 즐거움을 적어보자. 먼 훗날 오늘의 기억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도록.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과 이다 생명문화 출판 콘텐츠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공동수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8.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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