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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데이트] "한국 4강신화 주역"대표팀 수비수 최진철

 

 

“생애 처음으로 밟아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4강까지 진출한 것이 너무나 영광입니다. 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아쉽고 서운하지만 제 몫을 다한 것 같아 후회는 없습니다”

 

2002 한일월드컵 한국축구팀 부동의 수비수 최진철. 우리 고장 프로축구팀 전북현대모터스 출신으로 유일하게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지난달 25일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후반 11분 발목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한일월드컵 6경기에서 5백63분을 뛰었다.

 

당시 이운재와 송종국만이 풀타임인 5백97분 동안 출장한데 이어 대표팀내 3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팀 공헌도가 뛰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 대표팀에 발탁된 후 히딩크감독으로부터 주전 수비수로 낙점받기 이전까지 최진철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94년과 98년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고도 정작 월드컵 무대는 밟아 보지 못해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번 월드컵 전까지 되뇌였던 최진철이었지만 이제 세계 최고의 명장 히딩크에게 진가를 인정받은 것이다.

 

폴란드와의 첫 경기 이후 독일과의 준결승전까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불굴의 투혼을 발휘한 최진철. 지난달 30일 오전 개인 휴식시간에 1시간여 동안 전화 통화를 통해 그의 얘기를 들었다.

 

 

-부상은 어떻습니까?

 

△독일과의 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렀는데 큰 부상은 아닙니다. 하루 이틀 잘 치료하면 나을 겁니다. 3∼4위전에 출전치 못해 죄송합니다.

 

-지금 소감은?

 

△국민들이 대표팀에 보내는 엄청난 성원을 느끼고 있습니다. 7백만명이라는 길거리 응원을 피부로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에서 관중을 보면 절로 힘이 났습니다.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예인 월드컵에서 뛴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94년과 98년, 국가대표로 뛰고도 막상 월드컵 대표에서는 선발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었는데 이젠 훌훌 털어낼 수 있습니다.

 

20여년간 축구를 했지만 지난 1개월 동안이 가장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게끔 했습니다.

 

-4강까지 갈지 미리 짐작했나요?

 

△대표팀의 최우선목표는 월드컵 도전 48년 동안 달성하지 못했던 본선 1승이었습니다. 폴란드를 이긴 후에는 16강이 목표였습니다.

 

한게임 한게임에 최선을 다했고 그 이후는 염두에 두지 않았고 자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불가능으로 여겼던 4강의 고지를 밟게 됐습니다. 더 잘할 수 있어 아쉽지만 후회없습니다.

 

-히딩크 감독에 대해 느낀 점?

 

△우선 개인적으로 보면 월드컵에서 뛰도록 저를 선발한 감독입니다. 선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감독으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1백점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한국이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간 것은 히딩크 감독의 역량이 큽니다. 물론 선수들도 열심히 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능력이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최진철에게 특별한 주문사항이 없었단다. 그러나 가끔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대팀에서 강하게 나올 때 더 강하게 부딪치라고 요구했다. 히딩크는 특유의 끊임없는 독려와 채찍질을 최진철에게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월드컵중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후 20여년 동안 학창생활을 비롯 프로축구와 대표팀에서도 그렇게 힘든 경기는 없었습니다.

 

스페인과 8강전, 독일과 준결승전에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 것은 이탈리아전에서 모든 체력이 소진됐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비에리 선수를 전담 마크했는데 전혀 새로운 충격이었고 경험이었습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때 문전에서 보통 상대 공격수는 수비수 앞이나 뒤에서 골을 만들어 내려 합니다. 그러나 비에리는 들어오면서 어깨로 밀어 수비수의 자리를 뺏습니다.

 

(최진철은 이탈리아전에서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 몸싸움에서 밀렸다. 이 골이 전화위복이 돼 이후 대등한 몸싸움으로 밀리지 않고 실점을 허용치 않아 한국이 역전을 성공시킬 수 있는 한 요인이었다)

 

-대표팀에 합류한 후 생활을?

 

△월드컵 개막 전에 잘 알다시피 체력프로그램 등을 소화했고 국가대표 초청 평가전 등을 가졌습니다. 개막 후에는 오후에 한시간 30분∼두시간 가량 훈련시간을 제외하고는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휴식시간에는 잠을 많이 자고 게임과 컴퓨터를 즐겼습니다. 또 다른 국가의 월드컵 경기를 텔레비젼으로 많이 봤습니다.

 

-월드컵 대표로 최고의 수비수임을 입증받은 셈인데?(히딩크는 유럽선수들을 상대할 체격조건과 힘을 갖춘 수비수를 간절히 찾다가 지난해 9월 최진철을 발탁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고까지는 아닙니다. 축구선수로서 키가 크고 덩치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키가 크거나 작거나 장단점이 있는 것입니다. 국내에 훌륭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습니다.

 

-국가대표를 꿈꾸는 축구 꿈나무 초·중·고교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훈련이든 경기든 축구를 할 때는 1백% 몰입해야 합니다. 평상시 생활 또한 가급적이면 축구와 연관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즉 휴식시간이나 평상시에는 ‘절제’로 몸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월드컵대표팀의 경기력을 평가해본다면 어느 정도인지요.

 

△4강까지 올랐다고 해서 역대 최고의 팀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말하자면 드림팀까지는 아닐 겁니다. 기량이 출중한 선배도 많았고 앞으로 뛰어난 후배도 많이 나올 겁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천운도 따랐고요.

 

다만 국민들의 화산폭발같은 응원과 히딩크 감독을 비롯 코칭스텝의 요구를 선수들이 확실하게 수행했습니다. 앞으로 더 훌륭한 대표팀이 나올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쉬고 싶은데…. 7일부터 대장정에 들어가는 프로축구 정규리그에 대비해야지요. 전북현대모터스가 좋은 성적을 내도록 열심히 뛸테니 홈팬들이 월드컵처럼 뜨겁게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백기곤기자 baikkg@jeonbukilbo.co.kr

 

 

◈ 최진철 선수는

 

-1971년 3월 26일 전남 진도 출생.
-1백87㎝ 80㎏.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부였던 형이 멋있어 보여 축구 시작.
-제주에서 서초등학교 중앙중 오현고를 나와 숭실대 졸업.
-96년부터 현재까지 전북현대모터스프로축구단 소속 총 1백69경기 출전.
-98년 8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변경. 99년 9골 6도움 등 프로 통산 23골 9도움 기록중.
-97년 8월 10일 브라질전에서 국가대표 축구경기(A매치) 데뷔. 24경기 출전, 지난 1월 31일 북중미골드컵 코스타리아와의 4강전에서 A매치 골 기록.

 

 

 

◈ 최진철 선수의 가족

 

최진철 선수는 96년 6월 2일 신정임씨(35)와 결혼. 아들 완길(6), 딸 은녕(3) 1남1녀를 두고 전주 송천동 동아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내 신정임씨는 월드컵기간 동안 부군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나 만나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아내를 만나는 것 보다 최대한 편하게 휴식을 취해 피로를 빨리 회복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93년 친구의 소개로 만난 최선수와 신씨는 오랜 사귐으로 ‘프로포즈는 누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아이들과 같이있기를 좋아하는 최선수는 아들 완길이 원한다면 축구를 시킬 생각이지만 신씨는 되도록이면 다른 길로 인도하고 싶단다. “축구선수는 너무 힘들다”고 덧붙인다.

 

94년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으나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부상도 없고 컨디션도 최정상이었는데 게임을 안넣어줘서’ 마음이 안좋았다. 이들 부부는 “언젠가 좋은 날이 있겠지”라고 서로를 격려하며 프로축구에 전념했다.

 

월드컵 4강에 따른 포상금 5억원(세금 등을 빼면 최선수에게 주어지는 금액은 절반 가량이다)에 대해 신씨는 “제주도에 계신 시댁 어른들의 집을 다시 짓는데 쓰겠다”면서 “돈이 남는다면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재테크하겠다”고 말하며 겸연쩍은듯 웃었다.

 

 

백기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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