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전문가들, 北 核보유선언 위협은 `전통적 전술' 평가절하

 

=FT "회담실패 바라는 美강경파 흘렸을 수도"

 

북한이 28일 베이징 6자회담에서 핵보유국 선언 및 핵실험 실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는 미 정부 관리의 발언과 관련, 미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전통적인 회담 전술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전 유엔 무기사찰단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은 다수의 반대 진영을 상대해야 하는 이번 다자 회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항상 수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한다"고 말했다.

 

이번 핵 보유국 선언 및 핵 실험 고려 발언도 이 같은 방법의 일환이라는 것.

 

올브라이트는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는 중국 회담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분열되고 상반되는 혼합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북한의 전통적인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소재 무기통제.비확산센터의 몰리 피켓 소장은 북한의 이번 위협은 부시 행정부가 불가침 조약 체결을 거부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며 "북한은 보통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이처럼 '발끈하는 전술(tantrum tactics)'을 보여주곤 했다"고 전했다.

 

클레어 뷰캔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격앙된 발언들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이는 결국 자신을 국제 사회에서 고립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북한의 전략이 오히려 미국 등 상대국의 입지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미국 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릴리 전 대사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실제 핵실험에 나설 경우 상대국들을 이간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더욱 결속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번 회담을 망치는 것은 물론 북핵 위기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면서도 미 정부가 이 발언의 진위를 즉각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미뤄 이번 회담의 실패를 바라는 미 강경파가 이 내용을 흘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관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과거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 하거나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한 뒤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며 이번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6자회담이 향후 다시 열릴 수 있기만 해도 큰 수확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나타냈다.

 

회담에 참석중인 한 서방외교관은 "공동성명이 채택되면 각 당사국이 회담을 통해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는 정도의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그 정도만 해도 큰 성공"이라고 전했다.

 

UPI통신도 이날 6자회담에 대한 분석 기사를 통해 "지루한 회담이라도 전쟁보다는 낫다(Jaw, jaw is better than war, war)"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회담을 지속하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오피니언피지컬AI와 에너지 대전환과 협업이 우리의 미래다

경제일반[주간증시전망] 기존 주도주 비중 확대나 소외 업종 저가 매수가 바람직

군산한국건설기계연구원, 미래 건설기계 혁신·신산업 육성 앞장

오피니언[사설]미래 핵심 에너지기술 ‘인공태양’ 철저한 준비를

오피니언[사설] 위기의 농촌학교 활력 찾기, ‘자율중’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