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비롯한 전통 건축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배흘림 기둥’은 원형기둥의 중간 부분을 배 불린 형식으로 처리, 기둥몸이 실제보다 가늘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교정한 과학적 기법이다.
21일 ‘제38회 과학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는 전주 해성중 구양삼 교사(41)는 “학생들과 함께 실험해 본 결과, 일반 기둥은 처마와 기둥 중간부분이 거의 맞닿아 보여 건물 전체가 불안하고 왜소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흘림 기둥에는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구교사는 지난해부터 생활속 전통과학 찾기 교육에 관심을 갖고, 방과후 또는 토·일요일을 이용해서 학생들과 함께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통 문화유산을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지도한 것.
한국고건축박물관에 들러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면서 미적 감각을 살려낸 공포 양식을 설명하고, 도예원과 종이박물관에서는 청자 및 한지제작 체험에 참여했다.
또 전통가옥과 첨성대·앙부일귀·자격루등의 모형을 직접 만들고 한지제작 및 도예·천연염색 실습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체득하게 했다. 뉴튼의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최무선의 화약과 대포 실험을 통해 설명했다. 장관상의 영예는 이같은 노력의 작은 결실이다.
휴일, 현장체험 활동에 따라 나선 학생들도 옛 것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과학에 눈을 뜨면서 부담이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구교사는 “생활속에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 과학기술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며 “중학교 과학 교과서 어디에도 전통과학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에 문헌조사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 그 우수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역사속의 과학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것. 15세기 전반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던 우리 과학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과학유물 복원 작업도 아쉽다.
전북과학교사교육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일부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교과서를 통해 전통과학의 원리를 소개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관련 단체와 전문 인력이 폭넓게 참여, 연구와 증명·편집 작업을 통해 교재를 편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과학자들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져 21세기 과학기술 중심사회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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