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타락하는 어휘들

우리말 접미사에 '짓'과 '질'이란 것이 있다. 짓이란 손짓, 몸짓, 눈짓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동작이나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짓이나다.'면 흥겨워 절로 멋이 난다는 뜻이요. '짓내다.'라고 하면 흥에 겨워 마음껏 기분을 낸다는 뜻이다. 이럴 때의 '짓'은 좋은 의미의 보통어로 쓰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짓 하지 마라!" 또는 "그 짓을 꼭 해야만 하니?"의 예처럼 대체로 나쁜 짓을 통칭하는 어휘로 타락하고 말았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질'도 마찬가지여서 톱질, 삽질, 풀무질까지는 그런대로 괜찮다. 그러나 도둑질, 주먹질, 서방질, 화냥질에 이르면 그만 입에 올리기조차 꺼려진다.

 

그리고 아무리 몸을 움직이는 직업을 천시했던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한 때 제2세 국민 교육을 담당한 교직자를 일컬어 '선생질'이라고 불렀던 것은 해도 너무 한 '질'자의 타락상이 아니었나 싶다.

 

짓?질과 유사한 형태의 낱말에 '탓?탈'이 있다. 탓이란 말은 일의 까닭이나 원인이란 뜻에서 비롯되어 질병이나 사고, 혹은 잘못된 일의 핑계나 구실을 뜻하는 말로 점차 타락하고 있다. 탓이란 말은 'ㅌ'이 거센소리가 되기 이전의 '덧'이란 말과도 뿌리를 같이 한다. 예컨대 임산부가 겪는 '입덧'의 '덧'이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무슨 일이든 잘 되면 자신의 덕이요, 잘못 되면 조상 탓이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이를 뛰어넘어 "그건 너 때문이야!"하는 식으로 살아 있는 이웃, 곧 남의 탓으로 돌리는 세태가 되고 말았으니 우리 어휘인들 온전할 리가 있겠는가.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전북현대정정용 “전주성 안 무너져 다행”⋯100번째 ‘현대가 더비’ 완승

전북현대기분 좋은 100번째 ‘현대가 더비’…전북, 울산 잡고 '리그 2위'

군산민주당 군산시장 경선 4명 확정···‘합종연횡’ 주목

문화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꽃 사세요, 꽃

완주“완주로 오면 장학금 드려요”…대학가 전입 혜택 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