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암행어사'하면 '마패'를 떠올리고, 또 마패를 암행어사의 신분증으로 여기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마패는 업무수행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지 암행어사의 권위나 신분을 증명하는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암행어사는 조선시대 지방관리들의 치적과 민생을 살피기 위하여 왕명으로 비밀히 파견하였던 벼슬인지라 암행어사로 선택받으면 불시에 대궐의 부름을 받고 임금과 독대하여 서류가 든 봉투 하나를 건네받았다. 그 봉서를 받고서는 자기 집에 들러서는 안 되고 사대문 밖의 지정장소에 나아가 대궐을 향해 망배(멀리서, 그 대상이 있는 쪽을 향하여 절을 함)를 한 연후에 뜯어 보았다.
그 속에 '나를 대신한다.'는 임금의 친필과 내려가 살필 지역과 살필 내용이 적힌 문서가 들어 있다. 그곳에서 더불어 수행할 관원과 노자, 그리고 마패를 지급받는다. 어사는 세 마리 말이 새겨진 삼마패를, 그리고 수행 서리는 한 마리 말이 새겨진 단마패를 갖게 된다.
마패는 암행어사 외에 지방출장 대소 관원에게도 지급했으며, 마패의 마릿수만큼 역마(驛馬)를 대여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배차증이었다.
이때 역마 벼슬아치의 횡포가 심하자 패에 말 숫자를 새겨 외람되게 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마패는 말을 빌릴 때와 어사출두할 때 필요한 역졸을 동원할 수 있게도 한 것인데, 마치 어사의 신분증처럼 여기게 된 것이다.
문득 어사 박문수가 생각나는 것은, 그가 군정(軍政)과 세정(稅政)에 밝은 청백리로서 암행어사 때 숱한 일화를 남긴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어지러운 작금의 세태탓이라고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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