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품 실패로 방황할때 전주영화제가 힘 실어줘…전주, 공각적분위기 매료…차기作도 전북 촬영 계획"
"더 새로운 영화, 객관적으로 잘 만든 영화, 영화제 취지와 잘 맞는 영화를 고르겠다고 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원래 습성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나를 제일 흥분시킨 영화, 영화적으로 나를 들뜨게 하는 작품에 끌리게 되죠."
2000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로, 2004년 '디지털 삼인삼색'으로 전주에 왔던 봉준호 감독(39)이 '국제경쟁' 섹션 심사위원 자격으로 다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4년의 시간 간격. 그는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방문하게 된다"며 "그 때마다 전주영화제 변화나 발전의 폭을 크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플란다스의>
6일 영화의거리에서 만난 그는 막 심사위원들과 중간만남을 가진 뒤였다. 봉감독은 "좋은 의미에서의 논쟁이 많았다"며 "다양한 작품들이 치열하게 겹치고 있어 어떤 작품으로 귀결될 지 가늠할 수 없다"고 전했다. 총 12편 중 8편을 봤으며, 2편 정도가 마음에 있다는 말도 살짝 덧붙였다.
' <플란다스의 개> 가 흥행에 대실패하고 사막을 헤매이고 있을 때' 그를 처음 초청해 준 국제영화제가 바로 전주. 전주영화제 간판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앞서 작업했던 감독들이 거장인 데다 젊은 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작업은 처음이라서 신기했다"고 떠올렸다. 플란다스의>
"불균질하고 불안정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즐기는 측면이 있죠. 잘 만들겠다는 욕망 보다는 못 찍으면 어떻게 하나란 불안감을 배터리 삼아서 영화를 만들어요."
그의 말대로 <플란다스의 개> 는 실패했지만, <살인의 추억> 과 <괴물> 은 평단과 관객 모두의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봉감독은 "상업성이나 작품성은 지극히 결과론적이며 감독이 의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며 "창작자로서 어떤 계산보다는 직관적이며 즉흥적으로, 사소하더라도 꼭 찍고싶은 장면이 있다면 그것을 향해 돌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촘촘한 연출 스타일로 '주석을 달 수 있는 텍스트'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요소 요소들이 내적인 연관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는 걸 보면 나에게 그런 것들이 잠재돼 있나란 생각에 흥미롭게 보게된다"고 했다. 괴물> 살인의> 플란다스의>
여전히 관객들이 묻고싶은 두가지. <살인의 추억> 의 범인이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사건과 관련, 피해자 가족이나 형사, 취재기자 등을 전부 만나봤지만 범인만 만나보지 못했다"며 "나 역시 범인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범인에게 묻고싶은 핵심질문 20개를 정리하고 박해일씨는 새벽 3시에 전화를 걸어와 도대체 범인이 누구냐고 묻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들도 나와 비슷한 답답함과 패배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인의>
<괴물> 속편이 제작되고 미국과 중국에서 리메이크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누적돼 있는 상태"라며 " <괴물> 이 잘 돼 시리즈 창시자로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괴물> 괴물>
그는 <살인의 추억> 을 부안, 군산, 익산에서 많이 찍었다며, 차기작 <마더> 도 전북을 담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마더> 살인의>
"영화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전주의 공간적 분위기도 좋은 것 같아요. 전주영화제가 곧 아시아에서 유력한 영화제가 되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출발한 부산영화제를 맹렬히 추격하는 재밌는 양상이 벌어질 것 같네요."
봉감독은 "나 역시 주변 사람들 돈을 '갈취'해 독립단편을 찍을 때가 있었다"며 "그래서 전주영화제가 더 소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영화제와 동갑내기"라며 "나 역시 감독 데뷔 10주년을 맞는 만큼 스스로 잘 살아남았다는 자축 의미로 내년 10회 영화제도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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