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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주음식 1호 명인 김년임씨

전주 가족회관 대표

'전주음식 1호 명인' 김년임 전주 가족회관 대표(70).

 

책임이 너무 무거워 '명인'을 반납하고 싶다는 김 사장에게서 '한 분야에 통(通)하면 모든 분야와 통한다'는 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비빔밥에 누룽지를 만들어 내놓는 장인. 음식점 옆 '번듯한' 음식제조 공간이 없어서 완주군 이서면의 벤처산업단지의 공장에서 반찬을 해가지고 나오면서도 그는 아직도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총지휘를 하고 있다.

 

비빔밥이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으로서 전주를 알리는 행사뿐 아니라 경삿날 참석자들이 나눠먹는 대표적 음식으로 자리잡기까지 그 선봉에 서왔던 김 사장.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전북에 왔을 때 영부인이나 앉을법한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서 새만금에 관해 40분 동안 얘기를 나누기도 했던 그는 전북 홍보대사를 자처한다. 세계시장에 전주반찬이 깔릴 때까지 노력할테니 전북지역에서 추진하는 새만금개발과 식품클러스터사업의 적극 지원을 건의했다는 그다. 대통령 행사때 밥내는 일을 30년째 해왔으니 '안전'은 확실하다. 대통령 수행 전직원들이 김장아찌 맛에 빠져 구매를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얼마 팔면 얼마 남아야 된다'는 개념없이 그저 손님이 좋다면 반찬을 한상 가득 올린다. 손님이 맛있다고 칭찬하면 그 반찬을 기억해두었다가 그 손님상에 그 반찬을 올리는 진정성이 오늘의 '가족회관'을 있게 했다고 그는 믿든다. 그러기에 음식점 경영을 이어가는 큰딸에게도 "돈 계산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손님이 우리집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만 생각하라"고 주문처럼 왼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묻혀있는 음식을 발굴해서 세상에 내놓는 것. 그러기에 음식점 옆 한쪽을 공부방으로 만들어 생활하는 현재가 만족스럽다.

 

그의 '음식 인생관'은 7년전 말기 대장암 수술로 건강을 되찾으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자신의 건강보다 병약한 손자의 치료비 걱정에 정신이 번쩍 나고 사업권리도 딸에게 넘겼던 그는, 하나님이 연장해준 삶을 음식에 더욱 쏟고 있다. 이 손자를 향한 할머니 정성, 사위와 딸의 정성 덕분에 거의 정상인처럼 회복되는 것에도 감사할 뿐이다.

 

완주 초포가 고향인 김 사장은 어머니가 어렸을 적 했던 굴비장아찌 감장아찌 김장아찌에 삭힌 생강대며, 그 맛난 토하젓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한다. 장날이나 그 전날 사둔 고기나 대구를 소금항아리속에 넣어두고 풀칠해둔 헌창호지로 봉해두어서 보관했던 일이며, 잔치날과 다름없었던 제삿날하며, 가마솥에 들기름 둘러서 장작불 때서 남은밥 다 넣고 육회나 생쇠고기 없으면 육포로 대신하고 머우대 찢어서 넣고 콩나물 고사리 등을 넣어서 비빔밥을 해먹었던 일이며... 현재의 그의 손에서 연출되는 음식은 어렸을 적 입맛 찾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손재주 있었던 막내딸을 어머니는 '손이 영글어야 잘산다'며 떡방아를 찧게 하고 고추장 담글때나 메주 만들때도 손에 꽈리 잡힐 정도로 일을 시켰다. 그러기에 반찬을 만들며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펑펑 쏟아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79년 전주에서 전국체전 할 무렵 가족회관 문열어 비빔밥 메뉴 하나만을 내놓았을 때 전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후에 유명인사 접대용으로 로스를 하면서 고기 구어질 동안 반찬을 만들어서 내놓은 것이 백반정식으로 이어졌다. '반찬은 즉석에서 만든다.' 김 사장은 이것이 손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충남 금산의 농업벤처대학에 다닌지 올해로 4년째. 탑프런티어 스쿨과정을 마쳤지만,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기에 한달에 하루 서울 양재동AT센터 농업벤처대학을 다닌다. 호박전과를 개발하기도 한 그는, 명품의 상품화, 식품의 고부가가치를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린다.

 

허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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