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가정폭력 꼼짝마라! 여장부 나가신다
도내 여성 경찰 과장급 승진 1호. 지구대, 여성범죄 전담반, 여성청소년계 등 거친 곳도 마다 하지 않았다.
멋진 경찰 제복을 입고 싶다는 로망으로 뛰어들어, 고달픈 현실을 부대껴온 지 16년 째.
지구대와 생활 질서, 여성·청소년 업무를 도맡고 있는 완주경찰서 생활 안전계 권미자 과장(40·사진)이다.
'강호순 사건' '용산 참사' 등 신문 지면의 들머리마다 공권력 책임을 묻는 이야기가 쏟아져 땅에 떨어진 공권력 위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박탈감은 클 터. 하지만 그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이기에 매순간 충실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성폭력과 가정 폭력 사례를 많이 지켜봐왔던 그는 여성과 아동 치안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강호순 사건'으로 여성 치안에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해결책 마련에 골머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CCTV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많이 설치되고 있으나, 여성 스스로가 방범의식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 "지역 여건에 맞게 안전에 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부 대학이 신입생들에게 안내 자료를 배포할 때 캠퍼스 지도에 성폭력 발생 지역을 표시한다거나, 지역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한 달 동안의 범죄통계를 내 지도에 표시하는 방법 등은 적은 예산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뛰어난 여성들이 여경을 자원하는 덕분에 숫자가 많이 늘었다. 그가 여경 뱃지를 달았던 1993년만 해도 도내에선 25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300여명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남성들이 여경과 근무를 기피하는 것은 아직도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다.
"여성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쉴 수 밖에 없습니다.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는데, 여경과 근무하면 육아 휴직 등 이유로 일이 늘어난다고만 인식하는 것 같아요. 서로 합의점을 찾기까지 시간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그는 '용산 참사'에 관해서도 김석기 서울 경찰청장이 사퇴했으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장 사퇴로 각종 사안들이 마무리되는 수순은 일선 경찰들의 사기가 저하된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다 어렵고 힘든 시기잖아요. 육아 시설이나 출산 휴가, 육아로 인한 대체 근무가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분위기가 된다면 여경들이 좀 더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는 책임감도 있구요."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