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면 그동안 감춰졌던 무대뒤의 야화(野話)가 밝혀지게 마련이다. 이라크 전쟁으로 골치 아팟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자문을 받기위해 헨리 키신저 박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한다.
헨리 키신저 박사는 하버드 대학에서 국제 정치학을 가르쳤던 교수로서 리차드 닉슨 정부에서는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베트남 전쟁을 마무리했던 거물급 장관이었다. 그는 "회복된 세계"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의 외교 핵심은 '세력균형'에 있다. 중국식 표현으로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이다. 오랑캐로 하여금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참전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다가 북핵 문제의 해법을 키신저 박사에게 물었다고 한다. 키신저 박사의 대답은 미국 외교의 큰 그림을 보여준다. 그는 첫째로 미국은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이유는 만약 미국이 무력으로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킨다고 하더라도 중국과 다시 전쟁을 해야하고 이는 남한 미군들의 엄청난 희생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거기다 잘못하면 3차 대전으로 까지 비약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에는 석유가 없으므로 미국에게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그리고 북한 붕괴시에는 남한과 중국 사이에 북한을 놓고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질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만약 미국이 한반도를 통일시켜주면 한국이 고자세로 변해 반미주의로 나갈것이며 '한미동맹 해체론'과 더불어 미군철수 주장이 나오고 중국과 동맹을 맺자는 친중(親中)무드가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과거 서독이 통일되기 전에는 미국의 말을 잘 듣다가 통일이 되자 이라크 전쟁에 단 한명의 독일군도 지원하지 않은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핵문제로 북한과 협상루트가 마련되었으니 이 루트를 통해 북한을 친미국가(親美國家)로 만들 수 있다고 충고한다. 북한을 친미국가로 만들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토록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계관이 워싱턴에서 미국을 향해"북한을 전략적 가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복잡성을 느끼게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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