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비전'서 섹션명칭 바꾸면서 한뼘 더 성장
새로운 영상 미학을 펼칠 신인 감독들이 다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다.
경쟁섹션이었던 '인디비전'을 '국제경쟁'으로 바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독립 영화들을 주목해온 결과 전주영화제는 한 뼘 더 성장했다. 거칠지만 숨길 수 없는 진정성과 패기가 결합된 전복성에 방점을 찍은 작품은 총 13편. 상영시간이 1시간 이상의 장편극영화와 장편다큐멘터리가 상영되며, 심사위원단에 의해 최고의 작품이 선정된다. 최우수 작품에는 '우석상'과 미화 10,000 달러, 우수 작품에는 'Daum 심사위원 특별상'과 7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질 예정.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들을 즐기는 몫만 남았다.
<유토피아> 는 농촌 문제에 관심 있는 태국 감독의 우루퐁 락사사드 감독의 신작이다. 빚에 내몰려 남의 땅에서 쌀농사를 소작하게 된 두 가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쉴새없이 일하면서도 돌아오는 몫은 아주 적은 농민들의 잔인한 현실을 고발했다. 영화 속 가족들은 거의 웃는 법이 없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처리한 것은 상대적 박탈감이 스크린을 압도해서다. 노동과 배고픔의 무거움이 깔려 있는 수작이다. 유토피아>
<나쁜 놈들> 은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선입관을 전복시키는 작품. 불법 이민자로 수로를 파는 노동자들 멕시코 형제들이 청부살인을 의뢰받게 된다. 시도 때도 없이 백인들로부터 이유 없는 모욕을 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은 중반부를 향해가면서 인종간 권력구도가 순식간에 전복된다. 나쁜>
아마트 에스칼란테 감독은 극단적이고 냉혹한 폭력을 일삼는 이들의 깊은 허무감을 드러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무기력과 분노에 휩싸인 조용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티 오브 월드> . 시티>
일과 인간관계에서도 실패한 두 명의 젊은이들의 삶은 권태로 가득차 있다.
크리스티안 클란튼 감독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사회적 혼란으로 증폭된 무관심과 불안감을 앵글에 표현했다.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 감독의 <익스플로딩 걸> 은 남자와 여자가 손을 맞잡는 순간의 설렘을 그렸다. 간질을 앓으면서도 아픈 내색을 하지 않는 여주인공 아이비와 그를 변함없이 돌보는 남주인공 알의 설렘이 앵글을 이끌어간다. 여주인공 시선을 따라가는 것 같으면서도 멀찍이 물러서 가만히 지켜보는 방식. 사랑과 기다림의 이야기를 조용한 호흡으로 처리했다. 익스플로딩>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고, 행복한 소녀랍니다."
음료수회사 경품 행사에 당첨 돼 고급 승용차를 타게 된 루마니아의 작은 지방 출신 델리아. 라드 주드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 는 '행운아'로 행복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소녀의 현실을 응시했다. 경제적 빈곤으로 경품을 팔아야 하지만, 더 행복한 표정을 요구하는 광고주와 감독으로 점점 짜증을 내는 과정의 연속. 대도시의 소음과 더위, 화면을 가려대는 사람들이 그녀의 아이러니한 신세를 적절하게 묘사했다. 세상에서>
쉐라드 안토니 산체스 감독의 <하수구> 는 느린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영화다. 라바트와 알렌은 가난하고 고된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이 푼타 두마로그의 부패한 하수구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하수구>
더러운 물 위에 떠 있는 이들은 자신의 나약함을 퇴폐적이고 궁핍한 삶으로 그려냈다.
대사, 현장음, 노이즈를 편집해 사운드와 이미지의 가능성까지 탐색한 작품.'2008 시네마닐라영화제 리노브로카상' 을 수상했다.
타리크 테기야 감독의 <인랜드> . 프랑스와 오랜 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알제리의 현재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프랑스와의 관계로 복합적인 정체성과 오랜 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알제리의 현재를 무겁고 느리게 담아냈다. 거대한 사하라 사막의 거친 풍광과 이국적인 북아프리카 음악이 언제 끝날지 모를 여정을 함께한다. 지쳐있는 현재를 설명하며 우울한 정서를 배가시킨다.'2008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 인랜드>
<페라고스토 런치> 는 지아니 디 그레고리오 감독의 실제 경험담이자 그가 주인공을 맡았다. 페라고스토>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중년 아들 지아니가 아파트 관리인으로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받는다.
아파트 임대료 일부를 변제해 주겠다는 것. 자신의 어머니 외에 얼떨결에 두 명의 어머니까지 더 돌보게 된 헤프닝이 그려졌다. 꾸밈없는 모습을 위해 연기 경험이 없는 할머니들이 직접 등장해 '노년의 힘'을 증언한다. '2008 베니스영화제 루이지데라우렌티스상' 을 수상작이다.
류네 덴스타 렝그로우 감독의 <북쪽> 은 노르웨이 북단 설원을 배경으로 한 로드 무비다. 신경쇠약을 극복하고,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전직 스키 챔피언에 관한 이야기가 유머러스하게 담겼다. 북쪽>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사는 소녀와 죽음을 담대히 준비하는 지혜로운 노인과의 해후는 남아있는 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2008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동베이, 동베이> 는 중국의 사회 변화와 가치관의 혼돈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 동베이,>
낮에는 옷가게 판매사원으로, 밤에는 호스티스로 일하는 샤오쉬를 통해 호락호락하지 않은 중국의 어두운 터널을 차분히 응시한다. 스산한 푸른빛으로 일관하던 영화는 충격적인 빨간 색조와의 충돌로 끝나고, 6분짜리 롱테이크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하얼빈 출신 패션 디자이너 지우펑 감독의 데뷔작.
<원 맨 빌리지> 는 이스라엘 침공으로 폐허가 되버린 레바논 농장을 배경으로 한다. 원>
한 개인의 삶을 따라가는 것 같지만, 공간에 묻혀진 공통된 기억들을 포착해 가슴 아픈 역사와 따뜻한 가족애, 기억될 수 밖에 없는 진실이 녹아 있다. '2008 두바이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한 <비> 는 느닷없는 우연으로 삶이 혼돈에 빠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비>
9년을 함께 한 애인에게 버림받은 여자와 30년 가까이 외국에서 떠돌다가 돌아온 남자와의 운명적인 만남. 한 통의 전화와 깨어진 자동차 유리창 때문에 30년, 9년의 시간을 각각 사별했다. 비는 그쳤고, 교통체증이 풀리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케다 치히로 감독의 <도쿄 랑데부> 엔 꿈도 희망도 없는 3명의 젊은 남녀가 등장한다. 각각의 문제로 번민하면서도 굳게 잠겨 있는 201호에 관심을 갖던 이들. 태풍이 오던 날 방의 비밀은 벗겨지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변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표현됐다. 전쟁을 겪은 옛 세대와 젊은 세대의 조우, 빛의 영상이 두 세대 간의 내면적 교감을 따뜻하게 표현했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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