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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자동차 연비 전쟁 - 박인환

미국의 직전 대통령인 부시는 재임 8년 동안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를 배격했다. 화석연료가 온난화 원인인 것이 불확실하며, 사용을 강제적으로 규제하면 미국경제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게 비준 반대논리였다.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였던 셈이다.

 

부시의 뒤를 이은 현 오바마정부의 환경정책은 부시 정책에서 180도 선회했다. 오바마는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이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동시에 적대국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에 온실가스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함으로써 이제 미국의 기후변화협약 비준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오바마의 에너지정책에 따라 최근 발표된게 자동차 연비 기준이다. 2016년 까지 승용차 평균 연비기준을 ℓ당 16.5㎞로 상향키로 전격 결정했다.연비란 연료 1ℓ를 써서 자동차가 몇㎞를 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과거 큰 주목을 끌지 못하던 이 지표가 고유가시대를 맞아 자동차 필수 점검항목이 된 것이다.

 

미국은 과거 휘발유 저가(低價)정책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연비에는 무관심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가 좋은 차 대신 높은 수익과 함께 폼도 나는 대형차 생산에 주력하며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지 못했다. 지난주 파산보호 신청을 한 GM의 SUV차량인'허머’의 연비는 4∼6ℓ/㎞에 불과했다. 이 차는 '기름먹는 하마’라는 별명과 함께 에너지 낭비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연비기준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도 2015년 부터 자동차 연비를 ℓ당 17㎞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권장사항이 아니라 강제적 법적근거와 지침을 만들어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의 평균연비는 11.2㎞/ℓ로 일본(16㎞/ℓ)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비 전쟁은 비단 자동차업계의 사활만 걸린 문제는 아니다. 업계, 정부, 소비자 모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특히 2개의 완성차 공장이 있는 전북의 경우 자동차 수출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 연비 전쟁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이유다.

 

/박인환 주필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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