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시간인 365.2422일을 기준으로 만든게 태양력이다. 반면 달이 차고 기우는데 걸리는 시간인 29.53059일을 기준으로 만든게 태음력이다. 음력의 1개월에 12를 곱하면 1년 354일로 양력의 365일 보다 약11일이 짧다. 이런 차이를 그대로 두면 계절의 변화에 맞지 않는다. 차이를 없애기 위해 고안해 낸 방법이 3년에 한번 정도 음력에 끼워 넣는 윤달(閏月)이다.
윤달을 두는 방법은 19년에 7번의 윤달을 넣는 19년7윤법(十九年七閏法)을 쓴다. 이 방법은 24절기와 관계가 있다. 24절기는 양력의 상순에 들어가는 12절기(節氣, 입춘, 경칩등)와 하순에 들어가는 중기(中氣, 우수, 춘분등)으로 나눈다. 음력의 1년과 24절기의 1년은 길이가 다르므로 음력 어느 달에는 중기가 들어있지 않게 된다. 이를 무중월(無中月)이라 하며, 이때 윤달을 넣고 그 전달의 이름을 따서 윤달을 정한다. 이것을 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이라 한다.
오늘(23일)부터 윤달이 시작된다. 올해 경우 윤달 5월에는 절기인 소서만 들어 있다. 따라서 무중월인 5월을 윤달로 정한 것이다. 현재의 치윤방법으로는 겨울에는 윤달이 거의 들어올 수 없다. '윤동짓달에 빚을 갚겠다’는 속담이 있는 것도 그런 연유다.
예로부터 윤달은'공달’'덤달’'여벌달’등으로 불려왔다, 거저 얻은 달이라 하여 평소 꺼리는 일을 택일없이 해도 액(厄)이나 해가 미치지 않는다고 믿었다. '윤달에는 송장을 꺼꾸로 세워도 탈이 안난다’는 속담도 있다. 윤달에 이장(移葬)을 하거나 수의를 만드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는 이유다. 도내의 경우 고창 모양성에서는 요즘에도 윤달이면 부녀자인들이 극락장생을 기원하며 머리위에 돌을 이고 성밟기를 하기도 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윤달을 맞아 요즘 백화점등에는 수의를 장만하려는 고객이 부쩍 늘고, 개장유골 화장(火葬)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여름에 윤달이 들어 있어 윤달에 결혼을 꺼리는 풍조는 별로 힘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름에 윤달이 끼면 더위가 길어진다’는 속설이 마음에 걸린다. 가뜩이나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짜증이 더해지고 있는데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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