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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 특별전' 부처님 오신듯 줄이은 발길

첫날 전국 5000여 불자 다녀가

김완주 도지사와 금산사 주지 원행스님이 미륵사지 석탑에서 수습된 부처님 사리를 친견하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1400여년의 시공을 넘어 부처가 다시 온 날.

 

고부라진 허리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절을 다 마치고 나서야 큰 숨을 내쉰다. "부처님 사리가 나왔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강순자 할머니(77·서울시 노원구)는 부처님전에 서울에서부터 가져온 쌀과 밤을 올리며 서둘러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마쳤다. 강할머니는 "부처님이 현생에 온 것만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합장을 했다.

 

부처를 향한 지극한 마음에, 불교계에서는 "세상이 어지러운 이 때 부처님의 사리가 출연한 것은 다 뜻이 있을 것"이라며 부처의 자비가 희망이 되어주길 기원했다.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 특별전' 개막식과 '부처님 사리친견 법회'가 열린 27일 익산 미륵사지. 올 초 국보 제11호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부처의 사리를 친견하기 위해 전국에서 100여명의 스님과 5000여명의 불자들의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미륵사지에서 사리장엄을 수습한 이래 현지에서는 처음 유물을 전시하는 자리. 특히 미륵사지석탑에서 발견된 진신사리를 비롯해 부처의 사리를 일반에 처음 공개해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진신사리(眞身舍利)란 부처의 유골을 가리키는 것. 진신사리가 아무 절에나 봉안되지 않으며,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던 절은 '적멸보궁(寂滅寶宮)'(바깥 경계에 마음의 흔들림이 없고 번뇌가 없는 보내스러운 궁전)으로 불렸다는 것만으로도 과거 미륵사가 지녔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부터 사리를 이운해 온 금산사 주지 원행 스님은 "진신사리는 곧 부처님과도 같다"며 "성스러운 날"이라고 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수경 스님은 "미륵사의 복원이 필요하며, 익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개 고도 중 유일하게 국립박물관이 없는 익산에 국립박물관을 설립 또는 승격, 익산에 사리장엄 일체를 전시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이에 대해 김동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은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국립으로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법회 마지막 순서가 되어서야 공개된 부처의 사리는 총 12과로, 1과의 지름의 불과 5㎜ 안팎이었다. 이 중 진신사리로 추정되는 1과는 흰색 또는 회색으로 비춰졌으며, 크기가 가장 작았다. 부처의 사리는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 일체에 포함되긴 했지만, 성물로 봐왔던 관례상 불교계로 권한이 이양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 회주 태공 월주 대종사는 증명법어를 통해 "부처님 사리 출현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뤄내며 자비를 실천, 국민화합과 민족통합, 지구촌 화합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이날 행사에는 조배숙 이춘석 국회의원, 김완주 전북도지사, 이한수 익산시장,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 최규호 전북도 교육감, 김찬 문화재청 차장,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 원불교 문화사회부장 김대선 교무, 김삼용 미륵사지석탑 자문위원 대표, 익산사암연합회장 우성 스님, 전북불교신도회 김백호 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륵사지석탑에서 수습된 사리장엄 유물은 총 19종 683점. 특별전은 7월 26일까지 미륵사지유물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응급처치가 시급한 직물류나 사리병 조각 등을 제외한 금제사리호(金製舍利壺)와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 등이 전시됐다.

 

엄철호·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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