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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현실-이상의 간극 녹여내는 상상력

모던칼라기획 '4인의 시선전' 4~9일 교동아트센터

서완호 作 'UNTITLED' (desk@jjan.kr)

눈을 사로잡는 건 현실과 이상의 간극. 대비적 요소들을 화폭에서 녹여내는 '도가니' 같은 상상력을 한데 모았다.

 

4일부터 9일까지 교동아트센터에서 모던칼라기획(대표 김철곤)이 마련하는 '4인의 시선전(GAZE)'은 작가들의 살가운 풍경을 상상력으로 정교하게 '범벅'한 전시다. 참여작가는 김진호 이미영(한국화) 장시형 서완호(서양화)씨.

 

허물어진 오랜 집, 모퉁이마다 스쳐간 손길이 있는 골목, 젖은 빨래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

 

김진호씨는 '그곳', '그곳의 오후'를 통해 1970~1980년대 기다림으로 서성이던 그 때 그 시절을 선물했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담백한 채색화를 고집, 물을 쓰면서도 순지, 장지 등을 사용해 덧칠로 깊이 있는 색감을 드러냈다. 넉넉한 여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잊혀져가는 것들이 소중하다는 말을 띄엄띄엄할 수 있게 된다.

 

이미영씨는 '우렁 키우기' 시리즈를 선보였다. 시골에서 자란 그는 20여년 전 우렁을 길러봤다고 했다. 이들의 생태적인 삶을 들여다 보노라면, 현대인들의 삶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자문하게 된다고. 작가는 주변의 강요로 자신의 느릿한 성향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아 기획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만화 같다.

 

다음은 서양화. 서완호씨는 억압되고 왜곡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본능, 공허감에 주목했다. '무제'에선 미키마우스 가면을 쓴, 얼굴 표정을 가린 여인이 등장한다. 사회로부터 강요당하는 여성의 굴레가 목의 족쇄로 표현됐다. 회색 실루엣은 눈에 보이는 존재의 허망함을 드러낸다.

 

막내 작가 장시형씨는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낙하산에 매달아 '붕' 띄운 '브라운 스터디(심사숙고)'를 선보였다. 대학을 막 졸업한, 전업작가 초입의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던 것. 합판과 같은 나무판자를 활용하고 반짝이는 재료를 덧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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