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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원로무용가 최선씨, 천년 한지 숨결로 추는 춤

암투병 끝 무대 위로…29일 소리문화전당

지난 22일 전주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에서 호남살풀이춤을 풀어내던 늙은 무용수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김 전 대통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 역시 돌아보면 순탄치 않은 세월을 살아왔다.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60여년 넘게 걸어온 춤 인생. 병상에서도 꿈꿨던 무대다. 지난 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제자들은 스승 앞에서 애써 춤에 대한 이야기를 감춰왔지만, 쉽게 놓을 수는 없다.

 

2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2009 최선 춤-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를 올리는 최선씨(75).

 

"늙은이가 하는 일이니까 잘 봐주세요"라는 말에서는 최고 무용수로서의 자존심 보다는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고마움과 겸손함이 묻어났다. 수술 때문에 한차례 공연을 연기하고 여는 무대라 더욱 소중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20분 분량으로 선보였던 '지천년의 숨결'을 1시간 분량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한민족의 혼이 담긴 전주 한지와 흑석골에서 6대째 한지를 만들어온 송우석씨의 삶을 한국적인 춤사위로 표현했다. 한지의상을 입고 한지를 들고 추는 춤. 특히 한지등을 들고 추는 군무는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불빛이 환상적이다. 한지가 돋보일 수 있도록 다른 장치는 거의 쓰지 않았다.

 

최씨와 함께 공동안무를 맡은 장인숙 호남살풀이춤보존회 회장은 "창작 한국춤의 경우 최근에는 현대적 느낌을 강하게 살리지만,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춤사위와 정서가 묻어날 수 있도록 안무했다"고 말했다.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는 9월 6일 오후 5시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으로 이어진다. 아르코예술극장은 과거 문예회관 시절 부터 무용수들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극장으로 무용수들 사이에서는 꼭 한 번 서보고 싶은 무대로 통한다. 오래 전부터 아르코예술극장에 공연을 올리고 싶어했던 스승을 위해 제자들이 어렵게 마련한 무대다.

 

이번 공연은 최씨가 보유하고 있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보존회의 정기공연으로, 전라북도 무대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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