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학생 전국대회 판소리부
'제27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부 장원을 수상한 김나영양(한국전통문화고 3)은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선생님!"하고 장문희 명창의 품에 안겼다. 시상 소감을 묻는 내내 울먹이느라 한마디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지만,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엔 부모님도 아니고 선생님이라고 했다.
"연습은 안하더라도, 매일매일 봐야 마음이 편해요. 엄마가 항상 선생님만 믿고, 시키는 대로 다하라고 하셨거든요. 믿고 의지할 사람은 선생님 밖에 없으니까…."
김양이 부른 대목은 '춘향가' 중 '십장가'. 목은 많이 잠겼지만, 무대에 주저앉는 발림까지 곁들여 '옹근' 소리를 펼쳤다. 청이 높고 긴장감 있는 소리로 열정적인 무대를 이끌어나갔다는 평가.
김양의 첫 스승은 송순섭 명창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로부터 '흥보가'를 배운 뒤 장 명창의 문하생이 됐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그를 지도해왔던 장 명창은 "청이 높고, 끝심이나 뱃심이 좋아 '십장가'를 추천했다"며 "이모(이일주 선생님)도 소리를 들으시더니, 소리 잘 가져간다 하시며 눈물을 보이셔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실패를 맛보아야 좋은 소리를 키워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장 명창은 칭찬에 인색한 편. 장 명창이 대사습에 첫 출전해 단박에 명창 자리에 오르자, 너무 일찍 됐다고 아쉬워했던 스승 이일주 명창의 마음을 헤아리던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명창이 심사위원에 참여하면서 "'심사회피제도' 로 평균 점수밖에 주지 못해 부담감은 오히려 컸다"며 "지난해엔 순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는데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김양의 어깨를 다독였다.
이것 저것 다 해보고 싶은 나이인 만큼 김양도 소리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연습 안하고 놀기만 하니까 엄마가 '그럴꺼면 아예 소리 집어치우라'고 하셨어요. 근데 집어칠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잔소리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잔소리 못하게끔 연습 더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죠."
"고3이 되면서부터 새벽 연습을 한 게 좋은 결과를 안겨준 것 같다"는 김양은 "여러 가지 목 쓰는 것을 제대로 익혀 자유자재로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를 앞둔 김양의 또다른 목표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일. 하지만 김양은 "외도하지 않고 끝까지 정통 판소리를 고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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