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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표준화 - 박인환

표준화(Standardization)의 사전적 정의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의 상태로 해결하기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풀이된다. 이런 활동에 필요한 합리적 기준이 바로 표준(Standards)이다. 표준은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기술및 경험에 대한 총괄적인 발견사항등에 근거해 인정된 기관에 의해 승인되는 절차를 거친다.

 

표준화의 대표적 사례로 미국 남북전쟁을 꼽는다. 남군은 여러 기술자의 손을 거친 소총으로 맞서 단 1개의 부품만 파손돼도 소총을 통째로 버려야 했다. 반면 북군은 동일한 규격으로 제작된 '휘트니 소총'으로 비상 상황에서도 부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 미국 전사상 가장 치열했던 남북전쟁은 결국 '표준 소총'의 승리로 끝났다.

 

남북전쟁을 통해 표준의 위력을 확인한 미국은 표준화를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하면서 강대국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오늘날 물류혁명을 이룩한 것도 미국이 베트남 전쟁터에 엄청난 군용물자를 수송하면서 컨테이너 규격을 표준화한데 힘입은 바 크다.

 

표준화를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는 사람한테 편리함을 주어야 한다는데 있다. 서로의 기준이 다른데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사회적 통합과 질서및 생산성 향상이 뒤따라 온다.

 

흔히 표준화하면 공산품만을 떠올리지만 표준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크게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한다. 교통신호등의 표시체계나 색깔이 다르다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주 국민 불편과 사회적 낭비요소 제거를 위해 50개 생활 표준화 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회사별 모델별로 달랐던 문자 입력방식이나 배터리 규격 등이 대상이다. 이색적인 과제도 눈에 띈다. 고추장 매운맛 등급 이라든지 한방용 뜸, 경운기 브레이크등의 표준화가 그것이다.

 

표준화는 우리 전통음식에서도 절실히 요구된다. 기존 조리법은 '약간' '적당히'등 모호하기 짝이 없다. 표준화된 조리법으로 어느 누가 조리하더라도 동일한 맛이 나도록 해야 한다. 마침 전주시가 음식분야 유네스코 창조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통음식의 글로벌화에 맞춰 조리 시스템의 현대화와 표준화 작업을 동시에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박인환 주필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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