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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그날의 뜨거운 함성…그림으로 다시 만나다

'전북 미술운동 도큐멘트-황토의 역사에서 시국선언까지'展 24일까지 대안공간 '콩'

(왼쪽부터)1997년 전북일요시사-전북민미협 소개, 민미협·환경연합·먹이사슬전 포스터.1996년, 들바람사람들정기전.1990년 (desk@jjan.kr)

80년대 독재정권 아래, 화가들은 미술을 무기로 이 땅의 민주화 대열에 동참했다. 일부는 벽보와 깃발, 걸개, 판화 등으로 거리에 섰으며, 또 일부는 전시장 중심의 창작활동을 통해 현실을 비판했다.

 

들바람사람들-동백준비전.1993년 (desk@jjan.kr)

전북지역 최초의 민중미술운동단체는 1983년에 만들어진 <땅> . 현장성과 민중성을 지향했던 이들은 당시 이리에서 시민미술학교를 개설해 이리공단 노동자들과 관계를 맺고 임실농민 고추싸움, 장계 소몰이싸움 등 여러 민주세력과 연계한 선전선동활동을 펼쳤다.

 

1984년에는 '전국미술운동 연합수련회'가 개최돼 전주에서 전국의 미술운동가들이 만났으며, 1988년에는 전북지역 대학 미술동아리들이 조직적이고 목적의식적인 미술학생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북지역 청년미술공동체> 를 결성했다. 1987년에는 전북지역 미술운동의 단위가 된 <겨레미술연구소> 와 현실비판적 창작과 미학토론을 주요활동으로 한 <들·바람·사람들> , 지역에서는 최초의 미술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온다라미술관> 등이 탄생하면서 민중미술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정치·사회적 환경이 변한 90년대에는 창작중심의 활동을 목적으로 한 <가보세> (1993)와 시민미술운동의 확대를 위한 <그림마을> (1994)이 등장했다. 1994년 동학 100주년 기념사업을 치르면서 전북지역 민족미술인 진영의 통합의 당위성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그 해 <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 가 탄생한다.

 

'사회변혁과 현실참여의 구호'가 '건강한 삶과 건강한 미술을 향한 다짐'으로 바뀌기까지, 전북지역의 미술운동가들은 한결같이 '미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미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왔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과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참여와 실천의 미술을 지속했던 미술운동. 그 성과들이 지켜져야 할 역사로 기록됐다. 24일까지 전주시 경원동 대안공간 콩에서 계속되는 '전북 미술운동 도큐멘트(Document)-황토의 역사에서 시국선언까지'. '2010 전북민족예술제'의 미술분과 기획전으로 '황토의 역사'는 1995년 전북민미협 창립전 제목에서, '시국선언'은 2009년 회원정기전 '한길-시국선언'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전북지역에 진보적 미술운동의 뿌리를 내린 전북민미협의 활동을 중심으로 100여점의 사진과 문서, 전북민미협이 15년간 발행해 온 도록과 포스터, 소식지 등 40여점이 모아졌다.

 

전북민미협 창립멤버이기도 한 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은 "현재 전북민미협은 젊은 작가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80년대와 90년대라는 우리 사회와 미술운동의 변화의 지점들에 대한 상이한 이해 속에서 갈등과 함께 진지한 반성적 성찰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선배들의 활동을 되새기고 현재에 맞는 미술운동을 새롭게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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