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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양화가 김철규씨 '인체풍경-대면'전 전북예술회관

발칙함으로 담아낸 인간의 양면성

김철규作 (desk@jjan.kr)

흑인 다리인 지, 백인 다리인 지 분간이 안 된다. 뒤엉켜 있는 다리 사이로 켜켜이 쌓인 책들이 있다. 이는 다문화사회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이중성을 고발한 작품. 작가는 "백인이 피부색을 이유로 동양인을 무시했었는데, 이젠 동양인이 흑인을 업신여기고 있다"며 "책은 인종차별적인 편견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누드 군상 사이로 불안정하게 놓여진 파란 의자. 불확실한 미래의 꿈을 상징화한 것이다. '밥벌이'를 위해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업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자 '88만원 세대'의 대변이기도 하다.

 

7월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5전시실에서 연 서양화가 김철규의 '인체풍경 - 대면'전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로 장소를 옮겨 이어진다. 인간의 양면성을 내세운 연작 시리즈. 신체를 통해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동물과 사물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의인화시켰다.

 

"우리의 몸은 내면과 같다고 봤어요. 몸은 거대하게, 동물이나 사물은 의도적으로 작게 표현해 인간의 양면성을 강조했습니다."

 

두 다리를 벌린 음부를 향해 몰려드는 새끼 돼지들, 웅크린 남자의 나체와 의자의 결합, 유두를 향해 달려가는 관광버스 등은 성적 욕망과 적자생존의 냉엄함에 대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됐다.

 

미술평론가 유근오씨는 "현대사회의 무감각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신체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욕망을 무겁지 않게 위트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모든 작품은 붓질을 한 뒤 사포로 긁어 디테일을 살렸다. 마치 사진을 보는듯 하다. 여러 번 긁어낸 작업은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과도 같다. 하지만 실수라도 생기면, 모든 작업은 다시 원점. 단순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작업은 이렇듯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분간 인체를 주제로 한 작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다. 전시는 7월14일부터 20일까지 계속된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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